'나무요정 매력'

인공도시에 진짜 나무 심으려 좌충우돌 / 로렉스 (애니메이션, 판타지/ 86분/ 전체 관람가)

살아 있는 나무 한 그루 없는 최첨단 인공도시 스니드빌에서는 사람들이 휴대용 공기를 마시며 살고있다. 어느 날 소년 테드(잭 에프론)는 나무를 구하기 위해 마을 밖으로 모험을 떠나는데 짝사랑하는 이웃집 누나 오드리(테일러 스위프트)가 나무를 간절히 원하기 때문. 황량한 언덕 위 원슬러의 오두막에 도착한 테드는 그에게서 환상의 트러풀라 숲과 나무요정 로렉스(대니 드 비토)에 얽힌 놀라운 비밀을 듣게 된다. 사람들은 그저 한 그루의 나무를 베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돈과 자신만을 위해 나무가 전혀 남지 않게 된 것. 테드는 무사히 살아있는 나무를 구해갈 수 있을까?

 

영화 '로렉스'는 20세기의 안데르센이라 불리는 동화작가 닥터 수스의 원작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나무가 없는 세상' 즉 '종말'을 연상케 하는 이 상황에서도 시종일관 웃음을 띤 등장인물과 농담 섞인 대사들은 아이러니인 동시에 더 강하게 메시지를 던진다. 재미와 교훈이 영화의 대부분, 아니 영화를 만든 목적으로 보일정도로 선동에 직접적으로 앞장서고 있는 것이 특징. 그래서 화려한 색감에 담아낸 교훈적인 스토리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딱 이지만 마치 정신교육을 시키듯 수 없이 반복되는 '나무를 심자'는 메시지가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로렉스'가 담고 있는 상황은 지금 우리가 가는 길과 비슷한 것 같아 이 밝은 분위기 속에서도 우울함이 담겨 있기도 하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조금 유치한 감이 있지만 가족 영화로는 손색없을 듯. 과하지 않은 깔끔한 마무리는 아마도 애니메이션의 신흥강자 일루미네이션 스튜디오의 저력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