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발전협의회(회장 서거석)와 전북관광산업연구원(원장 윤대근)이 지난 11일 전주전통문화연수원 풍락헌에서 '전북 동부지역 가야문화유산의 특징과 관광자원화 방안'을 주제로 연 공동 기획 포럼에서 곽장근 군산대 교수는 "남원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철을 녹이면서 나오는 불순물이 넓게 분포돼 있는 지역이 네 곳이나 존재한다"면서 "이는 남원이 가야 발전의 원동력이 된 철의 주요 생산지였음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운봉 가야'가 백제와의 교류를 위한 중요 관문이자 내륙 교통망의 요충지였다고 전제하면서 2010년 남원 월산리 고분에서 가야계 고분 최초로 발굴된 중국제 청자, 철제자루 솥 등은 백제 왕이 보내는 최고의 하사품으로 다른 어느 지역에서도 발견되지 않은 값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남원 운봉고원에서 발견된 말 무덤과 가야계 고총 100여 기 역시 '운봉 가야'의 힘과 존속 기간을 시사해주는 결정적 증거라고 했다.
'장수 가야'도 재조명한 곽 교수는 "백제 문화권으로만 인식됐던 호남 지방에서 가야계 고총 200여 기가 무더기로 발견된 곳은 고령 대가야를 빼면 장수가 유일하다"면서 "국내 최초로 발견된 삼국 시대 봉수(烽燧·횃불이나 연기로 긴급 상황을 알리던 국가 통신 제도) 80여 개나 남아 있다는 사실은 장수가 가야 문화권의 중요 거점지였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운봉 가야'의 고총은 대부분 잡목과 잡초 속에 있거나 밭으로 경작되고 있는 데다, '장수 가야'의 고분 역시 전국에서 유일하게 문화재로 지정 돼 있지 않아 문화재 훼손 위험이 높다면서 전북 동부권(남원·장수) 가야 문화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정책적인 지원과 함께 학계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나종우 원광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이종민 전북대 교수가 사회를 맡은 이날 포럼에서 송화섭 전주대 교수와 남해경 전북대 교수는 분과별 토론자로 참석했고, 이환주 남원시장, 최상기 장수 부군수, 김영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원도연 원광대 교수도 종합 토론자로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