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남원 - 전통과 문화, 자연이 잘 보존된 '남원시'

멋 맛 혼 산 꽃 길… 그리고 역사를 품다

남원은 지리산을 품은 멋과 풍류의 고장이자, 우리나라의 대표적 문학인 춘향전과 흥부전의 발상지다. 동편제 판소리와 추어탕의 본고장이기도 한 남원은 역사의 현장으로도 유명하다. 우리 조상들의 해학, 지혜, 충절이 발길을 잡고 빼어난 자연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하는 곳. 남원 관광은 그래서 넉넉하다.

 

 

▲ 산 휘감은 진분홍 철쭉 바래봉

△바래봉 철쭉

 

운봉읍 용산리 지리산 바래봉이 화사한 색으로 갈아 입었다. 국내 최고의 철쭉 군락지(100㏊)인 바래봉은 대개 4월말부터 시작해 띠를 두른 것 처럼 산 전체를 연분홍 빛깔로 휘감는다. 능선별로 시차를 두고 개화가 이뤄져 한달 가량 장관이다.

 

하단부(500m)는 5월3∼10일, 중간부(700m)는 10∼18일, 8부능선(900m)은 18∼22일, 정상(1100여m)은 22∼28일 정도에 개화가 이뤄진다. 특히 올해 철쪽은 예년과 달리 냉해를 입지 않아, 고운 빛깔이 더 선명하다. 5월29일까지 계속되는 바래봉 철쭉제는 농촌체험, 허브 족욕체험, 동물·곤충 만들기, 허브를 이용한 방향제·비누·찻잔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 춘향전 배경지 광한루원

△광한루원과 춘향테마파크

 

외국에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이야기가 있다면, 한국에는 춘향이와 몽룡이 있다. 춘향전의 배경지인 광한루원은 자연에 순응하고 자연을 닮고자 하는 우리 선조들의 생각을 잘 표현해 낸 공간으로, 신선이 사는 이상향을 지상에 건설한 조선시대 대표적인 정원(명승 33호)이다. 하늘나라 월궁 광한루를 중심으로 그 아래 천상의 은하수를 상징하는 호수와 오작교, 신선들이 산다는 전설속의 삼신산이 자리하고 있다. 이 외에도 광한루원은 춘향사당, 원월정, 춘향관, 월매집, 그네, 전통놀이 체험장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공간을 갖추고 있다.

 

 

▲ 혼불의 무대

△혼불문학관

 

남원시 사매면 서도리 노봉마을에는 혼불문학관이 있다. 소설가 최명희 선생(1947∼1998)이 병마와 싸우며 17년 동안 쓴 '혼불'의 무대이자 작가 아버지의 고향이다. 혼불은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우리민족의 끈질긴 생명력과 당시의 풍속사를 원고지 1만2000장에 복원해 낸 대하소설이다. 혼불문학관에서는 작가가 지인에게 보낸 친필 편지와 원고지, 만년필 등을 볼 수 있다.

 

 

▲ 동편제의 본고장

△국악의 성지

 

운봉읍 화수리 산 1번지에 위치한 국악의 성지에는 전시체험관, 묘역, 사당, 국악한마당, 독공실 등이 조성돼 있다. 이곳에는 전통 판소리의 발달과정과 민요, 기악, 풍물, 무용, 정악, 명창들의 기증유물이 전시돼 있다. 전통국악의 모든 것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성지에는 국악상설공연체험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단체관람 및 체험행사도 가능하다.

 

△만인의총과 교룡산성

 

남원시 향교동에 위치한 만인의총은 사적 제272호로 정유재란 때 남원성에서 왜군과 싸우다 순절한 1만 민·관·군의 호국의 얼이 서려있는 역사의 현장이다. 전쟁이후 순절자들의 시신을 한곳에 합장했다. 이 무덤은 1964년에 남원역 부근에서 현재 자리로 이전됐다.

 

남원시 산곡동 16-1번지에 자리한 교룡산성은 해발 518m인 교룡산(蛟龍山)의 험준함에 의지하여 축조된 석축산성(石築山城)으로 둘레가 3120m다. 교룡산성은 운봉, 곡성, 구례 등 6개 군현에서 거둔 군량미를 저장했다고 한다. 현재 성벽은 없어지고 남문 성벽만 남아있다. 동학농민혁명군이 이곳에서 주둔하고 훈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떠나는 지리산 둘레길에서 '느림의 미학'을 만끽하는 것도'남원 관광'의 새로운 즐길거리다. 사진제공=남원시청

△지리산 둘레길

 

탐방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지리산둘레길은 남원의 떠오르는 관광상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길인 구룡폭포 순환코스(13㎞·5시간), 지리산 서북능선을 조망하며 걷는 주천∼운봉코스(14.3㎞·6시간), 역사와 문화가 흐르는 운봉∼인월코스(9.4㎞·4시간), 천왕봉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인월∼금계코스(19.3㎞·8시간)는 최고의 경관을 자랑한다.

 

 

▲ 민족의 영산 지리산

△뱀사골 계곡과 와운마을 천년송

 

남원시내에서 1시간 거리인 뱀사골 계곡은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의 여러 명소 중에서도 으뜸으로 통한다. 반야봉, 삼도봉, 토끼봉, 명선봉 사이의 울창한 원시림 지대에서 발원된 물줄기가 기암괴석을 감돌아 흐르면서 장관을 이루기 때문이다.

 

반선 탐방안내소가 산행의 시작점이다. '바위의 모습이 머리를 흔들며 승천하는 용의 모습과 같다'하여 붙여진 요룡대를 지나면 뱀사골의 진수가 펼쳐진다. 탁용소 병풍소 제승대 간장소 등이 이어진다.

 

요룡대에서 동쪽으로 갈라진 산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지리산이 품은 와운마을과 만날 수 있다. 이름 그대로 구름도 누웠다 간다는 깊은 산골이다. 이 마을의 언덕에는 천년송이 자리하고 있다. 지리산이 왜 민족의 영산인지 짐작케 해준다. 산내면 뱀사골 주차장에서 와운마을까지의 오솔길 산행은 느림의 미학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