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따뜻하고 배부른 것이 최고였던 시절이 있었다. 의식주만 해결되면 아무런 근심이 없고 행복하다고 느꼈던 시절! 그러나, 요즘은 의식주가 항상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지난 날 폐질환의 원인이 되었던 가습기살균제가 세상을 시끄럽게 했듯이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화학물질이 생활 속 여기저기에서 함께 하면서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도 그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화학물질이 얼마나 생활 속에 함께 하고 있었는지 가정주부 영심의 하루일과를 들여다보자 !
아침에 일어나 영심은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정성껏 요리를 한다. 생선을 튀길 때 나오는 연기가 눈과 피부를 자극한다. 아크롤레인이라는 화학물질이 나오기 때문이다.
설거지를 마치고 난 영심은 외출을 하기 위해 옷을 찾는다.
그런데 이상하다. 얼마 전 드라이클리닝을 한 옷인데 냄새 때문인 지 갑자기 기침이 난다. 아마도 드라이클리닝에 사용하는 트리클로로에틸렌 등이 옷에 남아 있기 때문일 게다.
외출을 위해 화장을 하려 하니 며칠 전부터 얼굴이 빨개지고 가렵다. 무엇 때문일까?
피부과에 가보니 화장품 알레르기 때문이란다. 화장품 방부제에 들어가는 파라벤의 일종임에 틀림없다.
외출하였다가 돌아오는 길. 저녁식사 준비를 위해 마트에 들른다. 이것저것 장보기를 하고 물품구매 후 영수증을 받아든다. 아, 종이영수증에서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비스페놀 A가 검출되었다는 한국소비자원의 발표를 들은 후부터 종이영수증 받아들기가 꺼림칙하다.
집에 들어오니 아들 녀석이 컴퓨터를 오래 한 탓인지 집 안 공기가 탁하다. 눈이 아프단다. 컴퓨터에서 나는 열로 인해 컴퓨터의 플라스틱을 만들 때 가소제(딱딱한 플라스틱에 유연성 및 탄성을 주어 성형하기 쉽도록 하기 위해 첨가되는 물질)로 사용된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가 나온 것이리라.
이렇듯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알게 모르게 많은 화학물질을 만나고 사용하고 있다.
생활의 편리를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방관만 하기에는 우리는 이미 많은 피해사례를 듣고 경험했다.
그렇다면 화학물질의 피해를 줄이는 방법은 없을까? 언뜻 생각하면 어려울 것 같지만 생각 외로 그 방법은 간단하고 쉽다.
첫째, 자주 환기를 시켜야 한다. 환기를 자주 시키면 공기 중의 유해물질이 호흡기를 통해 우리 몸에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음식을 조리하는 부엌, 옷을 보관하는 옷장은 물론, 온 집안을 자주 환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자주 손을 씻어야 한다. 식사 전 또는 화장실 사용 후 손을 씻어서 손에 묻은 화학물질이 입을 통해 몸에 들어오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셋째, 기름에 굽거나 튀기지 않아야 한다. 음식을 조리할 때는 기름을 적게 사용하고 고온으로 굽거나 튀기기보다 찌거나 삶는 것이 유해화학물질의 발생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넷째, 잘 쓰고 잘 보관하여야 한다. 사용한 화장품이나 세제를 보관할 때는 뚜껑을 잘 닫고, 적량을 사용한다.
가정의 달 5월. 가족을 위해 생활 속 화학물질을 한번쯤 생각해 보고, 간단한 실천으로 나와 내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특별 선물을 준비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