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교육계의 불법·비리가 감사원 감사에 드러나면서 교육계가 복마전(伏魔殿)이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교육계가 존경은 커녕 신뢰마저 뿌리째 흔들릴 지경이다. 교육계의 부패구조가 얼마나 뿌리 깊고 심각한지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비리 불감증이 치유가 쉽지 않은 중증에 이르렀는지 의심스럽다. 가장 깨끗해야 할 교육계가 어쩌다 이런 형편에 내몰리게 됐는지 안타까움을 넘어 혀를 차게 한다.
감사원이 엊그제 공개한 2008년부터 올해까지 4년간 학교시설 확충 및 관리 실태에 대해 벌인 감사결과는 교육수요자들의 기대를 정면으로 허물게 한다. 전북에서도 도교육청과 지역교육지원청, 일선학교의 각종 사업과정에서 교장을 비롯한 계약담당자들의 부풀리기 수법, 불법 수의계약, 리베이트 수수 등 불법이 횡행한 것이다. 교육비리가 터질 때마다 교육계에서 주장해온 '극히 일부'라는 상투어가 무색해졌다.
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은 이 기간에 112명이 부서운영업무추진비 2억7881만원을 축·부의금으로 돌려썼다가 적발됐다. 부서운영업무추진비를 개인용도로 전용할 수 없는데도 부서장은 영수증조차 없이 자신의 주머닛돈 쓰듯이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시설공사 곳곳에서도 문제점이 있었다. 예컨대 수준별 맞춤형 수업을 위한 1억100만원 상당의 교과교실제 사업을 추진하면서 교장이 특정업체를 사실상 임의로 선정했다고 한다.
그 밖에 중학교 행정실 직원이 학교이전건축공사와 설계용역 등을 특정업체와 부당하게 수의계약을 했는가하면, 또 다른 중학교는 학교법인 이사장의 아들이 자신과 관련된 업체와 공사를 체결하고 그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고 공사비를 과다 지급해 감사원의 칼날을 받게 됐다. 공사발주에 대한 감시나 처벌을 느슨하게 하는 바람에 혈세가 줄줄 샌 것이다. 이런 교육계의 기강해이와 비리 실태를 접하고 보니 식은땀이 난다.
교육계의 비리는 학생들에게 미치는 비교육적 영향까지 감안해야 한다는 점에서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엄격히 다뤄야 하는 게 원칙이다. 비리 발본색원(拔本塞源)의 의지와 비리 구조 타파를 위한 대책 마련이 병행되지 않으면 감사결과 공개는 일시적 충격 요법에 그칠 뿐이다. 물론 이번 결과에는 전임 교육감의 흔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김승환 교육감은 고질적인 병폐 근절에 손발을 확실히 걷어붙여야 한다. 비리 더미에서 바른 교육이 이뤄질 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