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제부터는 먹어 본 소감이다. 먼저 슈퍼 푸드 블루베리 과채주스는 먹기가 '너무' 편리했다. 가위와 컵만 있으면 된다. 그런데 너무 편리한 것이 요즘 너무 흔해서인지 우리 공간에서는 큰 장점이 되진 않았다. 안타까운 것은 입맛만으로는 값싼 포도 주스인지 비싼 블루베리 과채주스인지는 완벽하게 구별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부분 먹어 본 사람들에게 포장용기를 보여주고 가격을 설명한 다음에야 '아 그렇게 몸에 좋은 것이냐?'는 반응이었다.
반면 로컬 푸드 블랙베리는 택배 상자를 열자마자 함께 본 모든 사람의 입에서 '와'하고 탄성이 터졌다. 짙은 보라색의 탱탱한 열매가 눈을 시원하게 하고 입안에 침을 돌게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맛있게 먹기 위해선 손이 두어 번 더 가야한다. 요구르트 등 다른 재료에 섞어서 내어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응은 매번 아주 좋았다. 받아든 손님들은 작은 그릇에 담긴 하얀 요구르트와 보라색 블랙베리의 조화로운 색채를 눈으로 먼저 먹고 그 다음 입으로 먹는 것 같았다.
이 정도 되면 이 시음기록은 이미 결론이 났다. 그러나 이 결론은 공평하지 않다. 하나는 '블루베리 농축액'이고 하나는 '블랙 푸드 열매 그 자체'로 비교했기 때문이다. 농축액과 과실의 효능에 대한 비교분석까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변명을 하자면 이 글은 빠듯한 살림에 가족의 건강을 위해 값비싼 블루베리 농축액을 구입하는 소비자를 폄하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우리 것은 좋은 것이니까 수입농산물은 배척하고 로컬 푸드를 구입해서 농촌을 살리자는 캠페인을 할 정도로 필자가 농촌문제나 생명농업 등에 대한 고민과 실천이 평소에 많았던 것은 더욱 아니다.
필자는 이 글이 건강에 좋은 식품을 고르는 것과 먹는 방법이 다양할 수 있다는 것과 이 다양한 방법을 찾는 창조적인 고민이 바로 '문화'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 뿐이다. 사람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는 '슈퍼 로컬 푸드'를 위해서 내가 할 일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고 실천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나보다. 장담하건데 식품이나 음식에 관해서는 먹는 것이 불편해도 용서가 된다. '잘 먹었다'는 칭찬에 '먹기 편했다'는 항목의 점수는 아주 낮은 것 같다. 그 보다는 재료 그 자체의 '가치' 가공과정의 '정성', 차림의 '조화' 등이 더 많은 점수를 받는 것 같다.
결론이다. 고작 일주일 시음을 해본 필자의 소견은 이렇다. 블루베리 농축액 보다는 블랙베리 열매가 먹기에는 훨씬 손이 많이 가고 불편하지만 '슈퍼 로컬 푸드'가 될 확률이 높다. 따라서 토마토, 참외, 수박, 포도 등 이 땅에서 건강한 여름을 보내기 위해 먹어왔던 전통적인 과일, 채소들도 아직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하여 주장한다. 생산자를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은 창조적인 고민을 하는 소비자가 "나는 이런 저런 것을 이렇게 저렇게 먹고 싶어요!"라고 까다로운 목소리를 자주 자주 내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