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사의 불출마 논란

"김완주 지사님은 남은 2년 마무리 잘 하시고, 최규성 김춘진의원 두 분은 아름다운 경선을 하시기 바랍니다." 김영기 참여자치연대 공동대표가 '후원 주막'이 열린 지난 23일 건배를 제의하면서 언급한 내용이다.

 

'후원 주막'은 회포를 풀고, 동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참여자치전북연대가 마련한 행사다. 23·24일 이틀 동안 전주 서신동 KT사무실 직원 식당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회원과 시민, 초청인사 등 200여명이 참여했고 김완주 지사와 최규성 김춘진 의원, 민주당 전북도당 당직자들이 헤드테이블에 앉았다.

 

건배사 내용을 액면 그대로 들으면 문제될 게 없다. 당연하고도 의례적인 수사(修辭)일 수 있다. 하지만 깊고 적극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그건 "당신이 약속한 대로 차기 선거는 출마하지 말라."는 뜻이다. 최·김 두 국회의원한테 아름다운 경선을 하라고 부탁까지 했으니 김완주 지사가 듣기에는 아주 고약한 내용이겠다.

 

축하하러 온 김 지사를 두고 김 대표가 작심한 듯 발언한 데에는 그럴 만한 배경이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일자 전북일보 칼럼('전주·완주 통합의 불편한 정치적 진실')에서 "김완주 지사는 재선 초기 참여자치연대와의 간담회에서 차기 선거 불출마를 공언했다."고 썼다. "통합논의를 전북도가 주도하고 있는 이상 정치적인 숨통을 전북도가 풀어주어야 하고, 통합이 성공할려면 정치권의 기득권 포기가 전제돼야 한다."며 김 지사의 불출마 발언을 소개했다.

 

그런데 김 지사는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간담회 자리도 불출마 얘기를 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했다. 이 말을 들은 김 대표가 건배사에서 맞받아 친 것이다. 한가지 팩트(사실)를 두고 이렇듯 다른 주장이 나오니 귀신 곡할 노릇이다.

 

과거에도 불출마 논란은 있었다. 재선 당선 뒤 인사차 들른 원로한테 "차기 선거 불출마 뜻을 피력했다."는 이야기가 나돈 적도 있다. 측근 주요 자리 배치 인사를 놓고는 "다음 선거에는 뜻이 없는 모양"이라는 추측이 일기도 했다.

 

어쨌건, 시중에는 김 지사가 3선에 도전할 것이냐, 마느냐가 화두로 던져져 있다. 선거는 2014년인데 벌써부터 불출마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논란은 어쩔 수 없지만 누구 말이 옳은지 진실은 가려야 하지 않겠는가. /이경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