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소리문화체험마을 광한루원 문화관광타운 지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막대한 예산 투입된 남원 5곳 시설물 들여다보니…유지비는 '펑펑' 수익은 '찔끔'

▲ 남원 운봉 국악의 성지
▲ 항공우주천문대

 

 

'남원시가 국비 등을 활용해 문화관광시설을 건립하는 것이 과연 득인가, 독인가.'

 

지방채무 182억여원(2011년말 기준)과 재정자립도 전국 74개 시지역 중 꼴찌 등 남원시의 재정이 열악하다 보니, 최근 이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시설건립에는 국비 외에도 막대한 남원시 예산이 함께 투입되는데다, 유지관리비도 만만치않게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와관련해 지역내에서는 문화관광 인프라확대를 위해 향후에도 국비 등을 활용한 시설건립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과 예산 대비 실효성논란이 일고 있는 시설건립 보다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현재 남원시가 국비를 지원받아 추진중인 섬진강소리문화체험마을 조성사업과 광한루원 주변 문화관광타운 조성사업에 100억원 이상의 시예산이 투입된다는 점이 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에 본보는 남원시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국비·도비·시비로 지어진 기존 시설물의 운영상황을 들여다봤다. 대상 시설물은 국악의성지, 혼불문학관, 항공우주천문대, 춘향테마파크, 향토박물관 등 5곳이다. 문화유산의 저변확대와 관광자원 활용이라는 무형의 가치는 제외하고 건립비, 유지관리비, 연간수익 등으로 점검이 이뤄졌다.

 

그 결과 5곳의 시설건립에 투입된 국비는 총 148억원, 도비는 43억원, 시비는 152억원으로 각각 나타났다. 2011년 한해동안 이 시설물들에 투입된 남원시의 유지관리비(인건비 및 유지비)는 총 12억여원, 연간 수익은 2억여원으로 집계됐다.

 

국악의성지는 국비 45억원과 도비 18억5000만원, 시비 41억5000만원 등 총 105억원의 예산으로 건립됐다. 이 시설물에 투입된 남원시의 유지관리비(인건비 및 유지비)는 총 3억1290만원이다. 연간 수익은 무료 입장으로 0원이다.

 

혼불문학관은 국비 16억원, 도비 10억원, 시비 23억원 등 총 49억원으로 지어졌다. 2011년 남원시의 유지관리비는 1억6314만원, 연간 수익은 0원이다.

 

또 항공우주천문대는 국비(9억원), 도비(2억원), 시비(35억원·토지매입비 포함) 등 46억원으로 마련됐다. 유지관리비는 2억8673만원, 연간 수익은 3554만원 정도다.

 

춘향테마파크와 향토박물관은 국비(78억500만원), 도비(13억3650만원), 시비(52억7850만원) 등 총 144억2000만원으로 지어졌고 여기에 들어간 2011년 유지관리비는 4억6630만원, 연간 수익은 1억7194만원이다.

 

이를놓고 시민들 사이에서는 입장이 크게 엇갈렸다.

 

일부 지역민들은 "문화유산과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를 제외한 단순 수치상으로 시설물들을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면서 "5곳의 시설물은 지역 문화관광 인프라확대 차원에서 중요하고, 국비와 도비를 확보해 시설을 건립하는 것은 지역의 미래 가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상당한 예산이 투입된 시설물이 과연 제기능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며, 유지관리비도 큰 부담이다"며 "막대한 시의 예산이 들어가는 시설건립에는 신중을 기하면서, 대신 남원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하고 기존 시설물을 활성화할 수 있는 진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남원=신기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