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적인 전북'을 만들어 나가자

전북일보가 오늘로 창간 62돌을 맞았다. 전북의 대표 신문으로서 지역 의제를 설정하고 지역발전을 견인해야 할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 지역언론과 지역발전은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다. 언론이 제 기능을 다한다면 바람직한 방향으로 지역이 변화할 수도 있다. 지역이 발전하면 지역언론도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될 것이다. 창간 기념일을 맞아 독자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비판과 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기능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하게 된다.

 

우리가 다 아는 것처럼 전북은 그동안 발전 사각지대에 있었다. 경부축 위주의 국가발전 전략 때문에 전북은 성장대열에서 뒤쳐졌다. 1차 산업 비중이 높아 산업화 과정에서 뒤떨어질 수 밖에 없었고 사회간접자본 시설도 취약했다. 그 결과 소득은 낮고 도민들은 일자리를 찾아 지역을 등졌다.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지금 이 순간에도 수도권으로 떠나고 있다. 수도권 인구 유입 비율 중 전북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 인력은 경쟁력의 척도다. 인구 이탈은 지역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현상이기도 하다.

 

전북은 세상에 내놓을 만한 대기업 하나 제대로 길러내지 못했다. 과거 욱일승천하던 몇몇 기업들도 거꾸러지고 말았다. 경기 파주나 수원처럼 기업도시 여건을 만들지도 못했고, 다른 대기업을 유치할 환경도 열악하다. 이러니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지역내 총생산도 전국 최하위권이다. 지난 40년간 침체의 악순환을 교정시키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 정치권 지역발전 견인 못해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친 지난 십수년 동안은 내발적 동력과 자생적 여건을 추동시킬 환경이 조성됐지만 결과적으로는 허송세월했다. 전북의 정치인들은 화려했지만 지역의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국무총리와 장관도 여럿 나왔고 국회의장과 부의장도 배출했다. 당 대표와 당 의장, 원내대표, 사무총장을 전북출신이 맡았고 당의 정책위의장과 예결위원장 같은 실무를 챙길 위치에 있는 정치인도 많았다. 대선 때에는 대통령 후보도 배출했다.

 

이같은 화려한 진용은 과연 지역에 뭘 피드백시켰는가. 정치인 그들은 정치적 과실을 따먹었지만 지역은 나아지지 않았다. 선거 때마다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역은 변화되지 않았다. 지난 역사를 뒤돌아본 것은 미래에는 그 전철을 밟지 말자는 의미다.

 

정치 리더들의 정치력과 응집력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까놓고 얘기하면 정치인들이 호가호위하면서 자기 배만 불렸지 과연 지역발전을 위해 한 일이 뭐냐는 비판적 지적이 많다. 이른바 '영포라인'의 포항지역에 대한 '헌신'을 우리는 손가락질 하지만, 우리지역의 정치인들이 잘 나갈 때 그들처럼 손가락질 받을 일을 단 한번이라도 해봤더라면 하는 묘한 심정도 있다.

 

유독 정치권을 비판하는 이유는 그들이 지역의 리더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거 때마다 지역 주민들한테 지역발전 약속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젠 그들을 부려먹고 비판해야 한다. 그들이 일을 하지 않으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럴 때 도민들이 정치 서비스를 제대로 받을 수 있고 지역 발전도 담보되는 것이다. 그런데 전북은 이런 일을 너무 등한히 해왔다. 지역언론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지방의회와 집행부, 주민과 정치인들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이 된다면 지역은 달라지지 않는다. 정치서비스도, 지역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 또 하나는 지역이 보다 역동적일 필요가 있다. 지금 세계는 글로벌 경쟁시대를 맞고 있다. 국가간, 지역간 경쟁이 치열하고 차별화 전략이 대세다. 자본유치와 부가가치 높은 사업을 구상하지 못하면 경쟁대열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다.

 

■ 창의적 역동적 인프라 구축해야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독창성과 창의성을 발휘해야 한다. 생각과 판단이 창의적이고 미래 가치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전북은 소극적, 퇴영적이다. 그런 마당에 지역의 리더들은 늙어 있다. 축 처져 있다. 자리를 한번 꿰차면 하세월 내놓을 줄도 모른다. 이런 인적 구조로는 패기 있고 활기찬 지역을 만들어 갈 수 없다. 역동적이면서 창의적인 미래를 설계할 수도 없다. 60대가 이끌고 50대가 받쳐주는 인적 구조로 확 바뀌어야 한다. 그제 19대 국회 임기가 시작됐다. 한층 젊어진 전북 국회의원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 정치력 약화라는 우려도 있지만 초선 거치지 않은 중진은 없다. 선수(選數)보다는 뭘 하려는 것인지, 뭘 했는지 콘텐츠가 중요한 것이다. 전북이 발전하려면 낡고 비효율적인 현재의 판을 바꾸어야 한다. 관료주의 리더십이나 관행에 근거한 판박이식 행정, 과거답습적인 고루한 정치행태로는 지역을 변화시킬 수 없다. 지역발전도 이끌어 낼 수 없다.'수십년이 지나도 우리지역은 왜 이 모양인가'라는 물음은 계속 던져져야 한다. 한번쯤 원인과 대안을 생각하는 계기로 작용한다면 유익한 물음이 될 것이다. 도민과 지역사회 리더들의 생각과 행동이 보다 진취적, 능동적일 때 지역도 역동성 있게 꿈틀거릴 것이다.

 

정치권이 제 역할을 다하고 지역이 역동적일 때 지역발전도 담보된다는 점을 다시한번 상기하면서 본지 역시 지역발전의 구심체 역할을 충실히 다할 것임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