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지난 5월15일 전당대회를 끝내고 민주통합당이 오는 9일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를 선출하는 등 주요 정당들이 새로운 지도부 선출에 나서면서 대통령 선거전도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정당별로 연말 대선정국을 이끌 새 지도부 체제가 완성되고 8월을 전후로 대선 주자들의 경선이 시작되면 전국은 본격적인 대선 열기에 휩싸일 전망이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대권에 뜻을 둔 잠룡들의 숫자도 늘고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 후보들이 잇달아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 것과 달리 민주통합당 후보들은 아직 조용하다.
새누리당 대선 주자는 대략 8명, 민주당은 5명에 이른다. 이 외에도 여러 명의 경쟁자들이 기회를 엿보고 있어 '다크호스'들의 돌풍 여부도 관심거리다.
△새누리당 잠룡 움직임 활발
새누리당에서는 '박근혜 대세론'에 맞서 비박(비박근혜) 주자들의 출마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김문수 경기지사가 지난 4월22일 첫 '테이프'를 끊은데 이어 정몽준·이재오 의원, 안상수 전 인천시장,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잇달아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에 경남지사를 지낸 김태호 의원과 정두언 의원의 출마도 점쳐지고 있다.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까지 합치면 새누리당내 잠룡들이 무려 8명에 이르는 셈이다.
월등한 지지율로 대세론을 형성한 박 전 위원장에 도전장을 내민 각 주자들은 경선 준비를 위한 조직 다지기에 분주하다. 대외적으로는 전국을 순회하며 민생행보에도 열중하고 있다.
새누리당 대선 경선은 '완전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가 최대 쟁점이 되고 있다. 잠룡들의 친박 공격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민주당까지 가세하고 있다.
이재오 의원은 "16개 시·도를 돌며 두 달 정도 새누리당의 눈과 귀를 묶어놔야 표를 확장할 수 있고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면서, 김문수 경기지사는 "야당은 민주당 경선 흥행, 통합진보당과의 경선 단일화, 안철수 교수의 경선 참여 등 3단 마술을 보일텐데 새누리당은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으면 1000년이 지나도 손님을 못 끈다"며 오픈 프라이머리를 요구하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완전국민경선제도를 위한 법 제정을 협의하고 통과시켜 대선 후보 경선부터 도입하자"면서, 문성근 전 민주당 대표권한대행은 "같은 날 동시에 오픈 프라이머리 경선을 개최하자"며 박근혜 전 위원장을 압박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후보군은 조용
새누리당과 달리 민주통합당 대선 주자 가운데 공식 출마선언을 한 후보는 아직 없다. 6·9 전당대회가 진행중이어서 새 지도부가 구성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당내 대권 주자들보다 외부 인사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주목받고 있는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민주당의 대선 잠룡으로는 문재인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남지사, 손학규·정세균·정동영 상임고문 등이 꼽힌다.
문 상임고문은 6·9 전당대회 직후 공식 출마선언을 할 것이란 관측이다. 문 고문은 그동안 "개인적으로 마음의 준비는 끝냈다"며 출마 선언 시기를 저울질 해왔는데 당 대표 선거가 끝난 뒤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김두관 경남지사도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김 지사는 오는 9일 출간할 자서전에서 집권전략과 국정철학을 밝히고 12일 출판기념회를 시작으로 대선행보를 본격화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총선후 유럽순방을 다녀온 뒤 이를 바탕으로 국가경제 발전 모델과 비전을 담은 저서를 준비중인 손학규 상임고문도 전당대회 직후 대선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호남에서 4선을 한 뒤 당 지도부를 거쳐 수도권에 진출해 5선에 성공한 정세균 상임고문은 자신의 싱크탱크인 '국민시대'를 확대 개편해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서울 강남을에서 낙선한 이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희생자 분향소 등 노동 현장과 함께하고 있는 정동영 상임고문은 대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놓고 지지자들을 만나 향후 진로를 상의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 경선은 절대 강자를 찾기 힘든 가운데 돌풍을 일으킬 수 있는 후보가 혜성같이 등장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안철수 변수는
여전히 민주당 밖에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안원장은 앞으로도 민주당 대선 경선에 뛰어들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당 밖에서 '강연 정치'로 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온 안 원장이 과연 성급하게 야권에 뛰어들겠느냐는 부분에는 회의적 전망이 많다.
지난해 서울시장 재보선 이후 정가의 태풍으로 떠오른 안 원장은 지난달 30일 부산대 강연을 시작으로 6월부터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아직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고 있는 안 원장이 출마 선언을 계속 미룰 경우 비판 여론 확산으로 오히려 지지율이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통합진보당 사태 어떻게 작용할까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부정 경선 파문과 폭력 사태 등은 대선에서의 야권연대 기상도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야권연대를 깨야한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통합진보당을 껴안고 가야 대선에서 중도세력 결집에 유리하지만 지금처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는 대선 전략에 문제가 생긴다는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손을 놓아버려 대선이 3자 구도로 치러지면 새누리당에만 이익을 주는 자칫 치명적인 자해행위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민주당은 '아직 연대 전략은 유효하다'는 입장이지만 통합진보당에 대한 여론이 싸늘한 만큼 재창당 수준의 쇄신없이는 연말 대선에서 지난 총선과 같은 수준의 선거연대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