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으로 쉽잖아요. 매달 조금씩 계속해서 내기만 하면 되니, 육체적으로 찾아가서 하는 봉사활동보다 훨씬 수월하지 않은가요?"
3년째 매달 1만원씩 개미기부를 하고 있는 전주 서신중학교 홍남정 교사(여·44·과학)는 나눔활동이 별로 어려운 게 아니라며 손사래부터 쳤다.
홍 교사가 이처럼 남을 돕게 된 것은 지난 2010년. 당시 같은 학교에서 체육교사로 근무하던 김용추 교사의 뜻하지 않은 제안으로 시작됐다.
김 교사는 "우리 학교에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이 있으니, 가까이에 있는 우리들부터 조금씩 내서 도와주는 게 어떻겠냐"고 동료 교사들에게 제안했다.
이에 홍 교사 등 전주 서신중에 근무하던 동료교사 7명이 동참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작지만 질긴 개미기부가 시작된 것이다.
"당시 참여 교사 대부분이 체육 교사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생각에서 좀 어색하지만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홍 교사는 지지난해와 지난해, 올해 매달 한번도 빠짐없이 월급 봉투에서 1만원씩 떼어내 전라북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하고 있다.
월 1만원에 불과한 적은 금액이지만 '티끌 모아 태산'이란 말이 있듯이 나눔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한다는 것에 의미를 둔 채 참여하는 것이다.
이 돈은 처음 손을 잡은 7명의 교사들이 낸 기부금과 합쳐져, 처음 지원했던 학생(현재는 모 고교 재학)에게 매달 7만원씩 지원되고 있다.
"의미도 있고, 워낙 소액인지라 부담도 안되고, 월급에서 떼어내는 것이라 번거롭지도 않으니, 중간에 그만 두어야할 이유가 없는 것 같습니다."
홍 교사는 가정에서도 큰 아이의 기부를 돕고 있다. 올해 초등학교 5학년인 딸이 '굿네이버스'를 통해 매달 1만원씩 기부하는 것을 후원한다.
이 또한 작은 금액이고, 이마저 자신의 용돈 5000원에 홍 교사가 도와주는 5000원을 합친 것이지만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현재 유치원생인 둘째 딸도 엄마와 누나의 기부선행을 보고, "자신도 하겠다"며 계속 조른다고 한다. 온 가족이 나눔문화 확산에 나서는 셈이다.
약간의 정성으로 참여하는 '개미 기부'이지만 집안 모두가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에 감사하고, 적극적으로 나눔 전도사로 활동하게 됐다.
"앞으로는 학생들과 함께 나눔활동을 전개하고 확산시킬 계획입니다. 이 또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의 본분이자 의무라고 생각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