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성수기자chss78@
"열정과 아이디어만 있다면 굳이 비싼 등록금을 내고 대학에 가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사회에서 부딪혀가며 배우다 보면 남보다 일찍 성공할 수 있으니까요"
4일 전주영상미디어고등학교에서 펼쳐진 제9회 전북상업실무능력 경진대회장. 너무 일찍 찾아온 무더위 만큼이나 고졸 예비 취업생과 창업가들이 내뿜는 열기는 뜨거웠다.
전북도교육청이 주최하고 대한상업교육회 전북지부가 주관한 이번 경진대회는 상업·정보 분야에 재능 있는 학생들을 조기에 발굴, 취업과 창업 능력을 향상시키려는 게 주 목적이다.
이날 도내 25개 상업계고 643명의 학생들은 회계실무, 비즈니스 영어, 쇼핑몰디자인, 창업아이템 등 모두 10개 종목에서 경연을 펼쳤다.
우선 20여 명의 학생들이 취업 포토폴리오 경진대회에 출전해 자신의 진로설계에 대한 뚜렷한 비전과 목표를 직접 작성해서 발표했다.
취업은 물론, 창업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특성화 동아리 한 마당도 눈에 띠었다.
군산상고 '슈팅스타'와 군산여상 '美드림', 덕암정보고 '덕암에스틱'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갈고닦은 비즈공예와 핸드마사지, 네일아트, 피부케어를 직접 시연해 상업계고 관계자 및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군산상고에 재학 중인 전나영(3년) 양은 찾아오는 관람객들에게 연신 자신이 만든 비즈공예품을 홍보하며 사줄 것을 간청(?)하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자신에게 맞는 특기와 적성을 계발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 동아리 활동을 지원해준 덕에 이제는 전문가 못지 않은 실력을 쌓게 됐어요.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하잖아요. 굳이 대학을 가지 않더라도 기술과 아이템만 있다면 사회에 나가서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좋겠어요"
창업아이템 경진이 진행됐던 그래픽실에서는 20여명의 학생들이 직접 기획한 창업 아이템의 사업계획서와 프리젠테이션을 작성하는데 열중했다.
군산여상에 재학 중인 김은희(3년) 양은 평소 필기구를 오래 사용하면 손가락이 아프고 굳은 살이 배기는 점에 착안해 부드러운 소재로 필기구를 변형하는 아이템을 냈다.
"시험 공부를 하거나 실습을 할 때 필기구를 장시간 사용하다 보면 손가락이 저리고 아팠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런 점을 고칠 수 있을까. 다방면으로 연구 중에 부드러운 고무제품을 부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이밖에도 신고 있다보면 저절로 운동이 되는 '다이어트 운동화', 상황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카멜레온 넥타이'등이 소개됐다.
지도교사로 참가한 하양숙 완산여고 교사는 "최근 정부의 '선취업 후진학'과 고졸자 채용 확대 정책에 진학반 학생들이 취업반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라며 "점차적으로 특정 분야 인재와 전문 직업인 양성을 목적으로 한 특성화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회 입상자는 오늘(5일) 발표되며 종목별 성적우수자는 오는 9월20일부터 22일까지 충남 천안에서 열리는 '제2회 전국상업정보능력경진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