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서 판소리 명창부 장원을 한 강경아(42·서울시 행운동)씨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아무 생각이 안난다"며 자꾸 울먹울먹했다. 7년 전 목에 난 혹을 떼고, 소리를 접던 시절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30여 년 간 김수연 명창에게서 소릿길 한 우물만 파온 그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 그렇게 3년 간 목을 쓰지 않았다.
강 명창은 이날 무대에서 '심청가'의 '황성 가는 대목'을 불렀다. 본선에서도 목이 갈라지는 실수가 있었던 그는 무대에서 내려오자마자 목을 다스리느라 분주해졌다. 장원 소식을 발표하고 나서야 "소리가 내 운명이라는 걸 알게 됐다"는 그는 여유를 되찾고 앙코르 무대에서 쥐락펴락했다.
본선 무대 뒷편에서 그를 지켜본 스승인 김수연 명창은 "목이 약한데, 소리가 갈라지는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면서 "그래도 정말 열심히 했다"고 제자를 다독였다.
부산 출생으로 단국대 국악과를 졸업한 뒤 동대학원 석사과정 졸업을 앞둔 그는 국립전통예술고 강사, 국악방송의 '국악이 좋아요'의 판소리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제13회 남도민요전국경창대회에서 명창부 대통령상(2010)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