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쯤부터 전주 중앙시장에 예술인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전주 노송천이 복원됐고 중앙시장 현대화 사업은 이뤄졌지만 대형마트가 쉬는 주말에도 전주 중앙시장엔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다. 중앙시장이 한옥마을 일대 관광객과 전주 시민들을 끌어모으는 거대한 용광로가 될 수 있다고 믿은 예술인들은 '중앙시장 캬바레'에서 '문화마을 장나래'로 간판을 바꿔 달고, 신나는'판'을 벌이자는 데 뜻을 모았다. 여기서의 '장나래'는 '장'(시장)과 '나래'(날개)를 뜻하는 것으로 중앙시장이 문화놀이터가 돼 사람들이 바글바글해지길 바라는 염원이 담겼다. 미디어 그룹'30 Days', 인디밴드'레드제플린', 전통예술원 모악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들은 처음엔 공연만 고민하다가 잠재 고객이 될 아동·청소년들을 움직이는 문화체험까지 곁들였다.
24일 아동·청소년 20명은 2m 대형공을 굴리는 이색적인 중앙시장 투어에 나선다. 채성태 김대환 안한영 씨의 지도로 두 모둠으로 나뉜 학생들은 노송천과 공구상가를 각각 돌면서 중앙시장 돔 광장(신중앙시장)으로 돌아온다. 아이들은 돌아본 상가의 이미지를 공에 그려넣고, 이 공은 중앙시장 무대 설치작품으로 활용된다. 시장 투어 뒤 출출한 아이들을 위해 맛있는 '어울 비빕밥'도 제공된다. 참가비 2000원.
또 다른 시장 투어는 가족들이 함께하는 재밌는 장보기를 주제로 한다. 참가비 5000원으로 가족들을 위한 행복 선물을 찾고, 그 상가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과정으로 이뤄진다. 채성태 김영선 최은주 안한영 씨가 강사로 참여한다.
예술인들은 중앙시장 상인회 도움으로 돔 광장을 놀이터 삼아 신나는 공연을 마련한다. 같은 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거의 종일 이어진다. 예산 '0원'으로 시작해 벌인 판이라 재능 기부로 참여하는 예술인들은 상업화 돼가는 전주 한옥마을을 대신해 문화의 다양성을 부여하는 환기구로 거듭나길 희망한다. 이들은 매달 마지막주 토요일마다 중앙시장을 문화놀이터로 변모시키는 각양각색의 공연을 준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