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조사한 결과 이 장식품은 목심 2개를 접합한 뒤 백화수피(자작나무 또는 산벗나무 껍질) 2겹을 깔고 그 위에 세로 방향으로 비단벌레 날개를 촘촘히 깔아 붙인 것이었다. 그 위에 금동 맞새김판을 덮고 테두리를 감싸 못으로 고정시켰다. 이를 다시 복원해 보니 1000 마리 분의 비단벌레 날개가 필요했다.(KISTI의 과학향기)
비단벌레 날개는 신라시대 왕릉급 무덤인 황남대총 뿐 아니라 금관총에서 출토된 화살통, 발걸이, 허리띠 꾸미개 등의 유물에서도 발견됐다. 또 고구려 진파리 고분에서도 출토되었다.
이처럼 왕실에서 비단벌레 장식을 좋아한 것은 황금빛의 금동판과 비단벌레 특유의 화려한 초록빛 광택이 어울렸기 때문이다. 최상의 공예품이었던 셈이다. 그래서 비단벌레는 '왕의 곤충'으로 불렸다. 더불어 비단벌레 장식을 옷 같은데 달고 다니면 증미(增媚·성욕을 증가시킴), 미약(媚藥)이라 하여 선호했다.
이같은 비단벌레는 한국과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에 걸쳐 폭넓게 분포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 멸종위기에 몰려 있다. 이에 따라 환경부에서는 2008년 천연기념물 496호로 지정했다.
현재 비단벌레는 변산반도 내소사 일대와 해남 두륜산과 완도, 전남 백양사, 국립공원 내장산과 고창 선운산 등에서 확인되고 있다. 특히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내장산의 깃대종으로 진노랑상사화와 함께 비단벌레를 지정했다. 깃대종은 특정지역의 생태·지리·문화적 특성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야생 동식물을 일컫는다.
우리나라 국립공원은 19개 지역에서 식물 18종과 동물 19종 등 37종을 깃대종으로 지정하고 있다. 지리산은 히어리와 반달가슴곰, 설악산은 눈잣나무와 산양, 다도해해상은 풍란과 상괭이, 덕유산은 구상나무와 금강모치, 변산반도는 변산바람꽃과 부안종개 등이다.
때 마침 내장산국립공원사무소와 (주)한국유용곤충연구소가 자연생태계와 생물다양성 보존, 멸종위기 곤충 서식지 보호와 개선 등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비단벌레와 같이 소중한 멸종 위기 곤충들이 체계적으로 관리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