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전북대학교 전대학술문화회관 앞.
새벽녘 내린 비로 촉촉히 젖은 캠퍼스 사이로 밀짚모자를 눌러 쓴 학생들이 무언가를 잔뜩 품에 안거나 손에 들고 바삐 움직이고 있다.
학생들이 든 짐을 자세히 보니 시골에서나 볼 수 있는 몸뻬바지와 장화다.
연유를 들어보니 이 학생들은 농촌 봉사활동을 떠나는 것. 이들 중 말끔하게 차려입은 한 학생이 눈에 띈다.
6박 7일간의 봉사활동 일정을 진두지휘할 박승완 전북대 총학생회장(25·식품공학과 4년)이 그 주인공.
"이번 하계 봉사활동에는 전국 최대 규모인 1000여명의 학우들이 함께 합니다. 취업 준비와 학과 공부에 눈코 뜰새 없이 바쁜 학우들이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에 나선 것이 전대인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이번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진안과 무주 등지 46개 마을로 20여명씩 50개팀으로 흩어져 잡초 제거, 하우스 작업, 농약줄 잡기, 과일 수확 등의 일손 돕기 활동을 한다.
학생들은 봉사활동 기간 마을회관에서 숙식을 해결하게 되는데 식사는 직접 준비한다.
"농촌에서 가뭄에 내린 단비로 미뤄뒀던 농사일을 재개하고 있지만 일손이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 와중에 도움은 못 줄 망정 폐는 끼칠 수 없어 식사는 저희 스스로 준비하려고 합니다"
뿐만 아니다.
어르신 대상 경로잔치와 아이들을 위한 학습지도도 계획하고 있다.
"손주 뻘이라며 뭐든 하나라도 더 챙겨주시려는 어르신들의 마음 씀씀이에 보답하고자 밤새 연습한 공연들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농사일 만큼 서툴지만 어르신들이 조금이라도 저희 덕분에 즐거우시다면 큰 보람이 될 것입니다"
그는 전북대에 입학한 지난 2005년부터 올해까지 한해도 거르지 않고 농촌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휴학 중에도 짬을 내 농촌으로 향했다. 매년 참여했지만 올해는 지난해 말 총학생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농촌 봉사활동이라 감회가 새롭다고 한다.
"봉사학점 취득이나 농촌 체험을 하고자 농촌으로 향하는 학우들은 즐겁게 일하지 못합니다. 진실된 마음을 가지고 무엇이라도 하나 더 도움을 주려는 마음가짐을 갖도록 학우들을 독려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