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물건의 가치 널리 알리는 방법 고심" '폴김갤러리' 김완기 관장

매출 낮고 유지 어려워 이달 말 폐점 5000여점 수집품'보물 1호'…기획전 열어 애착 이어갈 터

 

"1만원!" 곧이어 "2만원!", "어, 나는 3만원!"

 

최저가 1만원에서 시작된 민속품 경매는 앞다퉈 낙찰가를 불러대면서 열기가 뜨거워진다. 짧게는 2시간, 길게는 10시간도 더 실갱이하는 것은 맘에 쏙 드는 물건을 손에 넣겠다는 방문객들 때문. 밀고 당기기에 도(道)가 튼 선수들이 붙으면, 이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전주 한옥마을 은행로 입구에 위치한 민속품 경매장. 2009년 전주 인후동에 문을 연 김완기 '폴김갤러리' 관장이 지난해 1월 문을 연 경매장이 이달 말이면 사라진다.

 

"예전엔 옛날 물건은 무조건 중고라고 버리곤 했는데, 그게 늘 안타까웠습니다. 그 가치를 잘 몰랐잖습니까. 집안의 대대로 물려받은 물건의 가치를 음에서 양으로 알리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겁니다."

 

호기있게 330㎡나 되는 공간을 임대하다 보니, 유지비가 꽤나 들었다. 전국에서 보내온 물건 1000여 점을 모으는 일도 쉽지 않았거니와, 30~200만원 되는 민속품 매출도 들쭉날쭉. "여기 놓인 물건들이 옛날엔 엿과 바꿔치기 한 것"이라며 부아를 돋우는 관람객들도 있는 반면,'TV 쇼 진품명품' 덕분에 호기심을 갖고 참여하는 이들도 상당수다. 집에서 대대로 내려온 고가의 가보가 진품이 아닌 가짜로 밝혀지는 돌발 상황을 피하기 위해 본격적인 거래가 이뤄지기 전 감정서 첨부는 필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민속품에 돈을 투자하는 것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적인 반응이다.

 

디자인 회사를 운영했던 그는 잦아진 외국 출장 덕분에 고가구·고서화·도자기·옹기 등 민속품 수집의 중요성에 눈을 떠 수집해오게 됐다. 5000여 점이 넘는 방대한 물건들은 보물 1호. 자신의 영어 이름을 딴 폴김갤러리를 열고 값진 작품들을 시민들과 나눠 보고 싶었으나, 정기 기획전을 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폴김갤러리 만큼은 애착을 갖고 이어갈 생각이다.

 

한옥마을이 고향이기도 한 김 관장은 "경매장은 접게 되더라도, 예향과 전통의 도시인 전주에서 우리 선조들의 정신이 담긴 민속품의 가치를 알고 가까이 하는 이들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