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젊어진 판소리, 더 가까워진 대중화

김형석·박칼린 집행위원장, 2012 전주세계소리축제 프로그램 발표회

▲ 12일 전주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린 '전주세계소리축제 2012 프로그램 발표회'에서 김영석·박칼린 집행위원장이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추성수기자 chss78@

김형석 전주세계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은 자신이 직접 기획하는 공연'With Friends'만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고 했다. 지난해 'With Friends' 객석의 반응은 비교적 좋았으나, 소리축제의 지향인 국악의 접목은 새로운 골칫거리로 남아 있었다.

 

축제를 2개월 앞두고 김형석·박칼린 집행위원장이 12일 최명희문학관에서 전주세계소리축제(9월13~17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전주한옥마을 등) 프로그램 발표회를 가졌다. 판소리의 대중화의 과제를 안고 임기를 시작했던 두 집행위원장은 지난해와 비교해 시간적 여유를 많이 갖게 된 반면 더 좋은 공연을 내놓아야 한다는 부담감은 가중된 듯 했다. 그 결과 두 집행위원장 스스로도 "보고 싶은 공연이 너무 많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판소리를 중심에 둔 풍성한 성찬을 차려놓게 됐다.

 

△ 젊은 판소리 다섯 바탕 신설 등 판소리 방점 확인

 

'판소리 외길'을 걷고 있는 명창들이 펼치는 판소리 다섯 바탕은 음악적으론 나무랄 데가 없을 것이다. 왕기석(수궁가) 채수정(흥보가) 윤진철(적벽가) 송재영(춘향가) 명창과 소리축제에서 처음 심청가 완창에 도전하는 박복희 명창까지 합류해 5人5色 판소리를 만날 수 있는 무대. 예인의 재기를 잇고 싶은 젊은 소리꾼 남상일 (적벽가) 정은혜(춘향가) 민은경(심청가) 유태평양(흥보가)이 시도하는 판소리 다섯 바탕 등도 새로운 볼거리다.

 

소리축제 브랜드 공연'2012 광대의 노래'는 올해 탄생 200주년을 맞는 신재효를 테마로 했다. 문순태의 소설'도리화가'를 원작으로 내건 창작 판소리극'동리-오동은 봉황을 기다리고'는 소리를 사랑한 풍류가객 신재효의 한(限) 많은 삶을 봉황과 오동나무에 빗댄 이야기.

 

판소리를 세계 월드뮤직으로 개척하고자 하는 젊은 국악인들의 열띤 경연'소리 프론티어'는 올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KB국민은행·수림문화재단이 지원하는 1000만원 주인공이 한 팀 더 늘었다. 지난해 소리프론티어 'KB소리상'의 주인공인 '불세출'이 첫 정규 음반을 기념하기 위한 무대를 준비한다.

 

△ 살사 최고 거장'엘그랑 콤보' 첫 내한·박재천 무대 등 국내·외 공연 다채

 

올해 소리축제는 살사 음악에도 취한다. 푸에르토리코의 전설적인 살사 그룹'엘 그랑 콤보'가 창단 50주년을 맞아 처음 내한한다. 76세가 된 라파엘 이티에르 예술감독 등 창단 멤버가 선보이는 매력적인 살사가 축제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기대에 잔뜩 부풀어 있는 박칼린 집행위원장은 "댄싱 슈즈를 신고 가도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세련된 집시음악을 원한다면 'DJ 클릭'을 '찜'해둘 것. 집시의 고향 인도부터 전세계를 누비며 자유로운 음악적 여정을 행군해온 이들은 다국적 음악 집단이다. 프랑스·인도·이탈리아·루마니아 출신 보컬리스트·연주자들이 판소리를 비롯한 한국 전통음악을 담아낸 새로운 프로젝트 앨범'Click Seoul' 발매를 앞두고 축제를 찾는다.

 

우리나라로 말하면 가곡, 가사, 트롯트를 뒤섞어놓은 듯한 포르투갈 전통 성악'파두'의 공연도 기대를 더한다.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파두'엔 와인이 딱 어울리는 궁합이라나.

 

전통 장단을 드럼으로 연주하는 'Korea Grip'을 내놓은 박재천의 새로운 실험 무대'Korean Grip Meets the world'엔 스페인 플라멩코·몽골 마두금·호주 드럼 등이 어우러지며 짜릿한 두드림을 선물한다. 싱어송라이터 '하림'과 실력파 연주자들로 구성된 '집시 & 피쉬 오케스트라'가 재발견한 월드뮤직 역시 관전 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