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있으면

배환봉

네 눈빛은

 

안개 속 햇살로 가슴에 스며

 

고향집 뜰앞에

 

빨강 노랑 지천으로 피어나던

 

채송화의 환영으로

 

머물다 가고

 

저녁 까치들이 유난히 시끄럽던

 

동네 앞 키 큰 팽나무에

 

석양이면 걸려 있던

 

빨간 낙조 같은 그리움이

 

해바라기 되어

 

해를 따라

 

저문다

 

※ 배환봉 시인은 1992년 〈문예사조〉 시 당선, 1997년 〈수필과 비평〉 수필 당선. 시집 「봄볕 내리는 뜨락」 「따스한 햇살 조금씩 모아」 「들건너 저편」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