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통해 행복한 삶 사는 사람들 늘었으면"

'괴짜 실행남 김승연의 커피 정복기' 펴낸 김승연 전주 커피 바리스타 MBA 원장 / 커피 콩 볶고 내리는 기술 제대로 알리고자 책 발간 / 취향 고려한 실기 교육 강조·수강생 인생 멘토 자처

'괴짜 실행남' 김승연(37·전주 커피바리스타 MBA 원장)씨를 만난 것은 지난 13일 전북대 앞 전주 바리스타 MBA센터였다.

 

'괴짜 실행남 김승연의 커피 정복기'(MK 출판사) 출간과 관련해 인터뷰 하려던 기자를 상담 받으러온 수강생처럼 의자에 앉히더니 책 출간 배경, 커피에 대한 철학 등을 쉼 없이 이야기할 정도로 남다른 구석이 있는 그는 그런 독특함이 오히려 상대방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유형이었다.

 

'커피를 통해 돈을 벌겠다'가 아닌 '커피를 통해 좋아하는 일을 찾아주겠다'는 다소 엉뚱한 철학이 이해되기까지 범상치 않았던 삶의 이력이 나열됐다. 더 늦기 전에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해보고 싶은 욕심에 2000년 45만원만 들고 무작정 일본을 간 그는 "시체 닦는 것만 빼고 안 해본 게 없었다"고 했다. 혹독하게 스스로를 다스리면서 직업을 세 개까지 겸했을 정도로 억척스레 살았다. 커피를 내리는 '핸드 드립' 지도자 과정을 수료한 뒤 커피숍과 퓨전 레스토랑을 운영할 만큼 일찍 경제적인 여유를 찾은 그가 돌연 한국에 돌아와 시작한 것은 다름 아닌 커피 교육.

 

"연봉 2억이 넘는 직업도 겸해봤지만, 돈이 많이 벌린다고 행복하지는 않더라구요. 내가 잘 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해보니 커피 교육, 책 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 커피 시장과 한국 커피 시장이 비슷한 추세로 움직이고 있는데, 그 방향이 잘못 가고 있기도 했구요."

 

그는 국내 커피 시장은 대기업이 마케팅을 내세워 규모가 커졌지만, 일본처럼 금세 거품이 빠질 것이라고 봤다. 오히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커피를 즐기는 마니아를 양성하고 동네 브랜드 커피가 더 잘 팔리는 선순환 구조로 바뀌어져야 한다는 것.

 

그가 커피바리스타MBA센터를 열고 책까지 쓴 것은 커피 콩 볶는 '로스팅'과 커피 내리는 '핸드 드립'의 핵심을 제대로 전파하자는 생각 때문이다. 바리스타 학원 중 후발주자에 해당되는 그의 학원이 입소문 난 것도 이론 과정 보다는 내게 맞는 커피를 고르고 즐기도록 하는 실기 과정에 비중을 뒀기 때문. 학창 시절 교우 관계로 어려움을 겪는 등 평범하지 않게 살아온 이력은 아파하는 청춘 수강생들의 인생 상담까지 겸하는 멘토가 되도록 도움을 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균 수업시간은 2~4시간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자신이 좋아하는 독서와 책 집필에 매달린다. 그는 "돈을 더 벌어야 할 만큼 경제적 여유가 없는 게 아니기 때문에, 커피를 통해 만난 사람들과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청춘·마케팅 등 커피와 관련한 4개의 키워드를 소재로 한 4권의 책을 더 출간할 계획. 이곳을 오가는 누구에게나 "사랑합니다","행복하세요"를 서슴없이 외치는 그는 커피 교육을 실천하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는 '행복한 괴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