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 강수진, 전주 온다

21일 소리문화의전당서 '강수진과 친구들' 공연

"발레는 몸으로만 하는 건 아니고 정신으로도 하는 거니까 아무리 아파도 즐거워요. 나한테 중요한 건 '오늘'이에요."

 

다가올 '그날'(은퇴)을 앞두고 하나씩 매듭을 지어가는 것일까. 발레리나 강수진(슈투트가르트발레단 수석 무용수)이 전주에서 처음으로 '강수진과 친구들'을 갖는다. 한 달에 30~40켤레의 토슈즈를 쓸 정도로 혹독하게 연습해온 이 '춤벌레'는 오래 전부터 지역 공연을 염두에 뒀다. 더 늦기 전에 지역민들도 좋은 공연을 즐길 수 있었으면 했던 바람이 성사되기까진, 2000만원이나 되는 값비싼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무용수들이 휴가까지 반납한 사연이 숨어 있었다.

 

그는 직접 기획한 무대에는 드라마 발레를 대표하는 명작 '까멜리아 레이디','오네긴','로미오와 줄리엣'이 올려진다.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간판 레퍼토리이자 이미 서울에서 전막 공연을 가졌던 '안전 운행'에 가깝지만, 돋보기를 들이대고 보면 쏠쏠한 재미를 발견할 수 있다.

 

국내 공연은 10년 만인 '까멜리아 레이디'는 1999년 무용수에게 가장 영예로운 상인 '브누아 드 라 당스' 최우수 여성 무용수상을 안긴 작품으로 '로미오와 줄리엣', '오네긴'과 함께 강수진 드라마 발레의 대표작. 미천한 신분의 여성 마르그리트와 귀족 청년 아르망의 애절을 사랑을 그린 '까멜리아'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 기교와 완성도 면에서 뛰어난 슈투트가르트발레단 2명의 주역 무용수 마레인 라데마케르와 제이슨 레일리와 호흡을 맞춘다.

 

1980년 어머니의 권유로 발레를 시작한 그는 1982년 모나코 왕립발레학교에 입학했고 1985년 스위스 로잔 발레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로 우승하며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1986년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입단해 1997년 수석 발레리나가 됐으며, 또다시 동양인 최초로 독일 궁중무용가 '캄머 탠처린'으로 선정된 주인공이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전주MBC 주최 공연.

 

△ 강수진과 친구들 내한 공연 = 21일 오후 6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VIP 10만원, R석 8만원, S석 6만원, A석 4만원. 문의 1544-1555. 063)270-8000. www.sori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