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건설사 붕괴 대책은 없는가

윤재호 대한건설협회 전라북도회 회장

 

그동안 정부는 몇차례 건설경기 부양책을 발표하고 건설공사의 조기집행, 대규모 토목공사 등을 발주해 건설경기의 위기를 해소하고자 노력했으나, 이는 대형 건설사들을 살리려는 정책적 배려로 보일뿐, 중소건설업체 육성을 위한 진정성 있는 대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이에따라 지역 경제는 최근 장기적인 부동산시장 침체와 지역 건설사의 수주물량 급감에 따른 경영악화로 붕괴 위기에 있는만큼, 지금이야말로 지역 중소건설업체를 위한 부양 대책이 어느 때 보다도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전북지역에서 발주된 공사의 최근 2년간 수주현황을 보면 전북 소재업체는 2010년 1조 3000억원, 2011년 1조 2000억원으로 수주액이 감소하고 있으나 외지 대형업체는 2010년 8000억원, 2011년 1조 1000억 원으로 수주액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2011년 한건 평균 수주금액도 외지 대형업체는 456억원으로 도내업체 8억원에 무려 57배에 달하는 대형공사만 수주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결국 도내업체는 제반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소규모공사를 위주로 수주하게 됨으로써, 중소건설업체의 성장과 육성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외지 대형업체는 도내에서 시공되는 대규모 국책사업을 수주하고 있어 현장에 필요한 자재, 인력 및 장비 또한 외지업체가 담당, 도내 자금이 지역에서 활용되지 못하고 외부로 유출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따라서, 대형공사에 지역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발굴하는 것이 우선돼야 할 과제이다.

 

예를 들어 PQ심사의 배점인 100점 만점에 9점을 지역업체 참여율에 따라 차등적으로 배점을 부여하면서 운용하는 발주관서도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PQ심사시 지역업체 참여에 따른 가산점제도를 배점제도로 운용할 경우, 외지 대형업체 대부분은 지역업체와 컨소시엄을 해야 만이 PQ점수를 통과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는 약 6700억원 규모의 익산~대야 복선전철과 군장국가산업단지 인입철도 노반공사를 발주할 예정으로 있어 지역업체는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많은 대형업체는 공단의 PQ심사에서 지역업체를 위한 우대 조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체적으로 PQ심사 점수를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지역업체가 참여하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어 보인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지역업체 참여를 배려하는 특단의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겠다.

 

우리는 과거에 2조 9000억원이 투입된 새만금 방조제공사에 전북지역 종합건설업체는 단 1원도 참여하지 못한 뼈아픈 사례를 기억하고 있다. 과연 그때 지역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정말 없었을까? 다시금 묻고 싶다.

 

현재 각 발주기관에서는 지역건설산업 활성화를 위해서 많은 대책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지만 중요한 사실은 실질적이고 적극적으로 지역 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그 방안의 일환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PQ심사시 지역업체 참여도 평가를 100점 만점에 10점을 주는 배점기준을 탄력적으로 도입·운용하는 지원 정책을 추진함으로 대·중·소업체가 상생해 발전하고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발굴해 시행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