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개봉했던 '오션스 일레븐'이라는 영화를 기억할지 모르겠다. 조지 클루니, 맷 데이먼, 브래드 피트 등 할리우드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던 이 영화는 카지노 털이를 위해 각 방면의 전문가들이 한 편이 되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유명 배우들이 대거 출현했음에도 흥행 성적은 중박 정도. 그런데 이번 주 개봉한 '도둑들'은 '오션스 일레븐'을 쏙 빼닮았다. 화려한 출연진, 그리고 여럿의 주인공들이 함께 도둑질을 하는 내용 등, 배경만 한국일 뿐이다. 그런데 반응은 '오션스 일레븐'과는 전혀 다르다. 엄청난 예매율을 보이면서 개봉과 동시에 극장의 화두로 올라선 것. '도둑들'만이 가진 매력은 무엇일까?
한 팀으로 활동 중인 도둑 뽀빠이(이정재)와 예니콜(전지현), 씹던껌(김해숙), 잠파노(임달화). 미술관을 터는데 멋지게 성공한 이들은 뽀빠이의 과거 파트너였던 마카오박(김윤석)이 제안한 새로운 계획을 듣게 된다. 여기에 마카오박이 초대하지 않은 손님, 감옥에서 막 출소한 금고털이 팹시(김혜수)가 합류하고 5명은 각자 인생 최고의 반전을 꿈꾸며 홍콩으로 향한다. 그리고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희대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치기로 결정하고 작업에 착수 하는데.
모두 한 마음으로 보석을 훔치는가 싶지만 알고 보니 다른 속셈이 있다. 보석을 '훔치는' 이야기가 아니라 '훔친 후'의 이야기가 목표인 것이 바로 이 영화. 원하는 바를 얻고 난 뒤 사람이 어떻게 바뀌는 지 또, 딴 주머니 하나가 어떤 결과로 나타나는 지등 이들 사이의 스토리가 흥미롭다. 다만 '오션스 일레븐'처럼 호화로운 출연진은 양날의 칼이 돼서 돌아왔다. 너무 큰 기대 때문. 하지만 잘 차려진 뷔페를 즐기는 듯 한 배우들은 분명 장점이자 이 영화를 봐야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