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주류화(Gender Mainstreaming) 전략

서울 송파구청은 보건소나 구민회관 체육문화회관 등의 남자화장실에 아기 기저귀 교환대를 설치했다. 종전에는 여자화장실에만 설치했던 시설이다. 이는 유아를 동반한 부부가 자녀를 함께 돌볼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또 2009년부터 운행되는 서울지하철 9호선은 객실 손잡이가 다른 지하철과 조금 다르다. 179㎝의 남성용과 163㎝의 여성용이 번갈아 설치돼 있다. 또 7인용 의자 중간에 기둥 2개를 세워 손잡이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그 전에는 성인 남성을 기준 삼아 167㎝ 한 가지로 설계했었다. 이로 인해 어린이나 노약자, 남성보다 키가 작은 여성들은 손잡이 이용에 불편을 겪었다. 이것을 성별영향분석평가를 거쳐 개선한 것이다.

 

이같은 사례는 많다. 동일한 외모의 흉터에 대해 남녀 보험금액을 똑같게 적용한다든지 남녀 화장실 이용 평균시간(여성 2분 30초, 남성 1분 24초)을 고려해 여성화장실 변기수를 늘리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여기서 성별영향분석평가는 정책을 입안·집행·평가할 때 성별 요구와 차이를 고려해 여성과 남성에게 고르게 혜택을 가져올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올 3월 16일부터 '성별영향분석평가법'이 발효돼 정부의 법령이나 계획, 사업 등에 이를 반영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조례 규칙의 제·개정시 △법률에 따라 3년 이상의 주기로 수립하는 중장기계획 △세출예산의 단위사업은 반드시 이 평가를 거쳐야 한다.

 

이에 앞서 성인지 예산제도가 도입되었다. 예산이 여성과 남성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예산편성에 반영하는 제도다. 중앙정부는 2009년부터 시행하고 있고, 지방정부는 2013년부터 시행토록 되어 있다.

 

이러한 성별영향분석평가와 성인지예산제도는 성 주류화(Gender Mainstreaming) 전략의 두 가지 중심축이다. 1995년에 북경에서 열린 세계여성회의가 양성평등 촉진을 위해 주요 전략으로 도출한 것이다.

 

이제 양성평등은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법령이 아니라도 똑같이 대우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보편화·대중화를 위해 아쉬운 점이 있다. 너무 용어가 어렵다는 점이다. '성별영향분석평가 컨설턴트''성인지 예산''성 주류화''젠더 거버넌스' 등 대강 짐작은 가지만 용어가 애매하고 일반인에겐 너무 낯설다. 좀 더 쉽고 친근한 용어로 바꾸면 어떨까 싶다. /조상진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