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소넷

유천리

소녀는

 

소라 껍질 귀가 열린다

 

긴 머리채를 흔들며

 

소녀는, 잠을 깼다

 

제 가슴으로 켜는

 

황홀한 음악을 듣는다

 

석양이 주고 간 노을을 만지던

 

손으로 별을 당기는 상기, 젖은 눈은

 

사랑이고팠니라 아,

 

사랑이고팠니라

 

_그리고

 

바닷 속 깊숙히

 

수림의 합창이 온다.

 

※유천리(본명 유광일) 시인은 김제 출생으로 198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조 부문으로 등단했다. 장편소설'달이 뜨는 호반'과 미공개 시조집'천마비상도' 출간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