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상산에 오르면 비로소 슬픔이
내 가슴 수맥을 더듬어
어제도 오늘처럼 살았고
오늘도 내일처럼 살거라 생각하니
어쩜 절망 같은 이 산 속에서 지친
사람으로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우리에게 남은 삶의 몫이
이 세상에서 마지막 슬픔이었으면
내 곁에 서 있는 나무 한 그루가 봄을
기다리는 저린 희망으로 서 있듯
적상산에 오르면 비로소 슬픔이
가는 길을 버리고
아니 내 이기적인 속된 슬픔인지도
모르지
※ 이선옥 시인은 1994년 '창조문학'으로 등단.
무주작가회의·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시집 '내 안에 가시 하나'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