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직원이 고객들의 돈을 빼돌린 사건이 또 발생했다.
특히 농협측은 최근 한 달 사이 두 번이나 고객의 돈을 횡령한 사건이 발생했지만 내부적으로 사건 조사를 진행하다 해당 직원이 잠적하자 뒤늦게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부안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부안의 한 단위농협 직원 A씨(35여)가 고객의 돈을 빼돌리고 잠적했다. 경찰은 농협의 내부감사가 시작되자 이에 부담을 느낀 A씨가 도주한 것으로 보고 지명수배를 내린 상태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익산의 한 단위농협 직원 B씨(39여)가 조합원들이 맡겨 놓은 예금 등 4억원을 횡령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경찰은 A씨가 지난 2008년부터 최근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8400여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농협측이 파악한 피해금액은 1억4000만원인데다 A씨가 농협에서만 10년 넘게 근무한 것으로 미뤄 피해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피해자들 대부분이 평소 A씨를 믿고 통장과 함께 도장, 비밀번호 등의 관리를 맡겨 온 것으로 알려져 2차 피해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농협측은 지난 10일 은행 내부 전산추적 등을 통해 A씨의 횡령사실을 인지한 뒤 본격적으로 내부감사에 들어가 지난 16일 A씨를 대기발령 조치했다.
대기발령 조치를 받은 A씨는 다음 날 은행에 출근해 간부와 면담을 하다가 갑자기 잠적했고 동생에게 '조카를 잘 부탁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농협측은 곧바로 A씨를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일각에서는 '내부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려다 A씨가 도주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농협관계자는 "A씨가 전산조사 등을 진행하고 있는 과정에서 갑자기 잠적했다"며 "정확한 피해 금액을 산출해 A씨에게 진위여부를 파악한 뒤 경찰에 고발하려 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