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스포츠 대회 전북엔 '씨 말랐다'

2017 동아시아경기대회 유치 무산 / 전담팀 없고 단체장 의지 부족 지적

전북에 굵직한 국제대회가 없다. 당장 열리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장기적으로 유치 계획조차 없어 전북은 적어도 스포츠 마케팅 분야만큼은 성장동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같은 현상은 각종 체육관련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데다, 스포츠마케팅을 주도할 전담팀이 없고, 전문가 부재로 인해 정보수집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국제대회를 유치하기 위한 단체장의 적극적인 의지가 없다는 점이 전북이 다른 시·도와 달리 국제대회를 유치하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다.

 

전북은 1997년 무주-전주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를 개최한뒤, 그 여세를 몰아 동계올림픽에 도정을 집중하다시피했으나, 2005년 강원 평창에 개최권을 양보하고 만다.

 

그 이후 도내에서는 크고작은 국제대회가 해마다 열리고 있으나, 축구 A매치 등 극소수를 제외하곤 선호도가 떨어지는 단일대회로 한정돼 있다.

 

종합대회 유치는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하는게 전북의 현실.

 

큰 대회를 유치하려면 5~10년 가량의 장기적 안목에서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물적 인프라 확충과 가용인맥을 총동원해야 하나, 전북은 이와 관련한 투자나 노력을 게을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주시는 지난 4월 '2017 동아시아경기대회'의 유치에 나서겠다고 선언했으나, 불과 몇달만에 전북도와의 조율과정에서 '유치불가'쪽으로 결론이 났다.

 

검토 결과, 막대한 투자에 비해 얻는 이득이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하나의 상징적인 사건이다. 모처럼 전북에서 비교적 규모가 큰 국제대회를 유치하려고 나섰지만, 알고보니 별개 아닌 것으로 판명났기 때문이다.

 

대회의 규모나 성격, 경제·사회적 타당성, 유치 가능 여부 등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조차 없이 유치에 나섰다가 머쓱하게 물러선 경우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는 이와같은 시도조차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나 인천 아시안게임같은 큰 대회는 아니더라도 전북이 감당할만한 대회를 끌어오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게 중론.

 

내년에 충북 충주에서 세계조정선수권대회가, 2015년에는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와 경북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가 개최되지만 전북은 이런 소식이 없다.

 

문경시는 4년마다 열리는 세계군인체육대회가 참가 인원만해도 1만명에 달해, 아시안게임에 버금가는 규모의 대회로 보고있다.

 

해마다 크고작은 국제대회가 숱하게 예정돼 있기 때문에 전북의 실정에 맞는 대회 유치에 나설 경우 얼마든지 성사시킬 수 있고, 지역민들의 일자리창출이나 소득증대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

 

내년에는 세계태권도연맹총회및 세계선수권대회, 세계청소년육상선수권대회가 예정돼 있고, 2014년엔 제9회 세계장기이식자 동계대회가 개최된다.

 

2017년부터는 동아시안게임, 청소년하계올림픽, 아시안비치게임, 동계아시안게임, 청소년동계올림픽, 월드게임 등이 줄지어 예정돼 있으나 전북은 아직 별다른 유치 계획조차 없다.

 

지역 체육인들은 "당장 전담팀을 만들어 최소 2~3년, 길게는 5~10년후 전북에 어떤 대회를 끌어올지 고민하고, 검토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면서 "지금부터 출발해야 나중에라도 큰 대회를 유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