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패럴림픽에 대한 서구 사회의 관심은 동계, 하계 올림픽 못지않다.
장애와 비장애의 경직된 구분이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자리할 여지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이번 런던패럴림픽 중계방송을 보더라도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우리와 얼마나 다른지 새삼 느꼈다.
하지만 저조한 관심 속에서도 대한민국 선수단은 종합 12위라는 놀라운 성적을 달성했다.
전체 참가국이 204개국인 점을 보더라도 종합성적 12위 달성은 정말 대단한 성과다.
시야를 좀 좁혀서 전라북도의 현실을 보자.
이번 런던패럴림픽에 출전한 대한민국 선수는 총 13개 종목에 88명이었고, 이중 전북 선수는, 믿기지 않겠지만, 육상종목에 출전한 전민재 선수 한 명이었다.
16개 광역시도에서 대표선수를 뽑았는데 전북에서 선발된 선수가 한 명이라니, 도내 장애인체육의 현주소가 어떤지 능히 짐작하고도 남는 일이다.
전북 장애인체육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전북도의회를 포함한 지역사회 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하지만 현실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당장 일선 시군 장애인체육회 지부만 보더라도 2개 지역을 제외하고는 설립된 곳이 없다.
전북장애인체육회가 설립된지 6년이나 지났는데도 시군 지부 설립이 미적거리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장애인체육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지금이라도 전북도나 일선 시군, 그리고 장애인체육회가 도내 장애인체육을 활성화시키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
생활체육 분야는 시설 확충과 동호회 활성화 지원을 위주로, 전문체육분야는 우수 선수 발굴 및 육성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비장애인체육과 장애인체육이 차지하고 있는 불균형적인 지위가 이대로 지속된다면 전라북도가 장애인체육의 볼모지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점을 냉철하게 직시할 때다.
한국 여자 패럴림픽 육상선수가 한 대회에서 메달 2개 이상을 획득한 것은 지난 서울패럴림픽 이후 24년 만의 일이라고 하니 이번 전민재 선수의 위업이 얼마나 의미있는지 알 수 있다.
전북장애인체육회에 등록된 장애인 체육선수는 600명 가량에 이른다.
이들 모두가 주요 경기에서 전민재 선수와 같은 성과를 달성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신체적·정신적 장애에 굴하지 않고 장애와 비장애의 이분법을 뛰어 넘기 위해 노력하는 600명 모두는 또 다른 전민재이며 미래의 전민재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전민재 선수의 쾌거를 계기로 장애인 선수들의 피땀이 알찬 결실로 이어지고 나아가서 장애인체육의 기초를 다지는 계기가 돼야한다.
많은 장애인들이 외진 곳에서 사회에 나와 당당히 활동할 수 있도록 집행부나 지방의회, 관련 단체가 함께 고민하고 힘을 모아야 할때다.
그래야만 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