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따르면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지금 당장 돈이 필요하지 않더라도 예비용 차원서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받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는 크게 늘어난 반면 대출 잔액 소진율은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전북은행의 경우 지난 8월 말 현재 마이너스통장 대출 계좌는 4만9052계좌로 전년동월 4만8150계좌보다 902계좌가 증가하며 대출한도가 전년 1조568억4600만원에 비해 무려 848억6300만원이 늘어난 1조1417억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사용액도 6322억4300만원으로 전년 5911억1000만원보다 411억3300만원이 늘어났다.
하지만 대출잔액 소진율은 55%로 전년 56%보다 줄어 미래 경기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 차원의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하나은행의 지난 7월 말 마이너스대출 한도는 15조188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4733억원이 늘어났지만 대출잔액은 128억원이 줄어든 7조80억원을 기록했고 KB국민은행 등도 비슷한 상황인 것.
사용되지 않는 마이너스대출이 많다보니 은행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떨어져 속앓이를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아무리 많은 금액을 한도로 제공한다해도 실제 고객이 사용하지 않으면 이자를 받을 수 없고 미상환 대출로 인한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까지 겹치기 때문이다.
실제 전북은행의 경우 5000만원 이상 마이너스통장에만 한도 미사용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고 그 이하 금액의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사용금액에 한해서만 이자를 받을 수 있어 마이너스통장 대출한도액 대비 수익이 저조하다.
은행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대출 문턱이 높다 보니 지금 당장 돈이 필요하지 않아도 나중에 대출을 못받을 수 도 있을 것을 대비해 마이너스통장 대출 신청이 늘고 있다"며 "마이너스통장을 사용하지 않아도 한도액이 미상환 대출로 기록에 남아 고객 신용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