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피해 복구 '보이는 곳만'

시민 자주 찾는 등산로 부러진 나무 그대로 방치 / 신호등·가로수 복구 위주 / 복구율 30% 간신히 넘겨 / 전주시 "민원시 즉시 처리"

▲ 19일 전주 중화산동 화산공원 산책로에서 지난 태풍 때 부러져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나무 아래로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추성수기자 chss78@

태풍 '볼라벤'과 '덴빈'이 휩쓸고 간지 3주가 다 돼가지만 피해복구작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전주 시내 곳곳에 쓰러진 나무 등이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19일 오전 10시 전주시 중화산동 화산공원 산책로. 어은터널 인근에서 화산공원으로 진입하는 이곳에는 산책길 시작점부터 아름드리나무 중간 부분이 부러진 채 산책로를 향해 위태롭게 걸려 있었다.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은 부러진 나무를 보며 걱정스러운 듯 잰걸음을 했고 순간 바람이 불자 나무는 금방이라도 산책로를 덮칠 듯 요동쳤다.

 

전주시는 화산공원 산책로 주변에 쓰러진 나무를 잘라 응급복구를 마쳤지만 수십 그루의 아름드리나무들이 여전히 산책로 쪽으로 쓰러져 있었다.

 

더욱이 나무가 쓰러지며 드러난 뿌리가 그대로 방치돼 있어 통행에 방해되는 것은 물론 운동을 하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했다.

 

특히 나무와 함께 쓰러진 전선이 철제 운동기구 가까이 근접하면서 감전사고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서모씨(67·중화산동)는 "매일 이곳에 운동을 나오는 데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나무가 쓰러질 것 같아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이날 피해복구가 늦어져 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곳은 황방산, 건지산 등 도심 공원 일대에서도 심심찮게 목격됐다.

 

상황이 이런데도 전주시는 응급복구만 완료하는 등 좀처럼 피해복구의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주시에 따르면 태풍 '볼라벤'과 '덴빈'으로 전주에서는 공공시설 10억원, 민간시설 30억원등 모두 40억원에 이르는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긴급복구예산으로 13억원을 편성해 현재까지 3억원을 사용, 복구율은 30%를 조금 넘긴 수준이다. 이마저도 가로수, 신호등 등 응급복구에 3억원의 예산을 사용했을 뿐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은 복구의 손길이 닿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도로에 있는 가로수, 신호등은 시민 생활에 곧바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응급복구를 먼저 실시했다"며 "부처별로 태풍 피해로 불편을 겪는 민원이 접수되는 즉시 바로 복구에 나설 방침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