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끄고 古典과 만남

오항녕 (전주대 교수·역사문화학과 )

 

"나는 깐깐하고 성깔 있기로 소문이 났다. 공부에 관해서는 학생들을 못살게 굴지만, 내 '굴림'을 기꺼이 견딘 제자들은 내공이 깊어진다는 걸 믿는다. 요즘 젊은이들은 틈만 나면 스마트폰과 놀지만, 나는 고전과 논다. 그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이번 추석을 위해 내건 캐치프레이즈는 "스마트폰 대신 고전"이다. 추천 도서는 '나는 껄껄 선생이라오'(박지원 저·홍기문 역). '연암집'에서 박지원 문학의 정수를 볼 수 있는 글 90여 편을 뽑아 엮은 것으로 원래 글도 좋고, 번역도 환상적이어서 추석 때 설렁설렁 읽으면 살이 되고 뼈가 되는 좋은 책이다.

 

'총석정 해돋이'를 비롯한 시 13수, '양반전'을 비롯한 단편 소설 10편, '북학의' 등 문집 서문, 서자들을 등용하자는 상소 등이 두루 들어 있다. 역자 홍기문은 '임꺽정'의 저자 홍명희의 아들로 월북한 국어학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