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제대로 알고 입어야 '맵시'

여성-왼쪽 치맛자락을 안으로 넣어 입는 게 정석…남성-허리띠 맬 때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잡아야·

 

도시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닭다리가 4개로 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직접 닭을 본 적이 없으니 다른 동물들을 보고 유추하는 것이다. 웃기기도 하고 심각하기도 한 이 이야기는 사실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문제다.

 

'한복'이 사라지고 있다. 그나마 명절 때 입던 것이 결혼식으로 한정되더니 이마저도 '사치'로 불리게 될 정도다. 생활 속에서 한복이 사라지고 볼 기회가 줄어드니 한복에 대한 지식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서양 옷과는 무엇이 다른지, 입는 법은 무엇인지, 특징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 길이 없다. 큰마음 먹고 구매한 한복도 제대로 입지 못하는 일까지 생기고 만다. 언제나 입을 수는 없지만 한 번을 입더라도 제대로 입는 법, 알아야 하지 않을까?

 

 

 

한복이 어렵다고 느끼는 것은 그만큼 많은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여자 한복의 저고리 고름이 자주색이면 남편이 있다는 뜻이고, 소매 끝동이 남색이면 아들이 있다는 뜻이었던 것. 새색시는 녹색 저고리에 빨간 치마를 입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색상에 담겼던 의미가 퇴색한 것처럼 한복의 모양도 많이 변했다.

 

여성의 경우 한복은 단순히 저고리와 치마가 아닌 속바지, 버선, 속치마를 기본으로 입는 형태였으나 속치마 정도만 남고 모두 사라지는 추세다. 속치마 또만 한복 치마와 같은 모양으로 착장했지만 입는 법도 간편해져 쉽게 착용할 수 있다. 치마가 풍성해 보여야 예쁘기 때문에 속치마에 욕심을 내는 경우가 있는데 겉치마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조심해야 된다.

 

고름 매는법은 많이 알려진 편이지만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저고리 착용 후 몸판과 소매판 사이를 만져줘야 하는 것. 서양 옷과 달리 평면인 한복은 몸의 곡선을 고려하지 않고 재단돼 있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주름을 잡아줘야 한다. 또한 저고리가 뒤로 넘어가지 않게 입는 것도 중요하다.

 

치마를 입을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여밈의 방향이다. 왼쪽 치맛자락이 안으로, 오른쪽 치맛자락이 위로 오게 입는 것이 정석. 위로 올라온 오른쪽 자락을 왼손으로 앞쪽으로 끌어 당겨 치마가 들리지 않게 입는 것이 전통 방법이다. 치마 자락을 왼손으로 잡게 된 설 중 가장 설득력 있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른손잡이기 때문이다. 왼손으로 치맛자락을 여미고 오른손으로는 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라는 것. 전통적인 사대부가의 복식 원칙이기도 하다. 하지만 조선시대 기생들은 사대부가와는 달리 반대쪽으로 여밈을 했는데 비록 의미가 퇴색하기는 했지만 오른손으로 치맛자락을 잡는 것은 다른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겠다.

 

남성의 한복 저고리는 여성의 것과 크기와 길이가 다를 뿐 큰 차이는 없다. 다만 바지의 경우는 큰 사폭이 오른쪽으로, 작은 사폭이 왼쪽으로 가게 입는 것을 신경 써야 한다. 허리띠로 허리를 맬 때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잡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남자 한복을 이야기 할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바짓부리를 매는 대님. 가장 어려운 점이기도 하다. 바지 끝의 세 개의 솔기 중 가운데 솔기를 발 안쪽 복사뼈에 대고 오른손 엄지손가락으로 눌러 왼손으로 바짓부리를 잡고 발목을 한번 돌려 처음 누르고 있던 곳까지 와 같이 잡아 묶으면 된다. 여밈은 리본이 아닌 외코로 매야하고 대님은 두 번 돌려 안쪽 복사뼈 위치에서 묶어주는 것이 전통 방법이다.

 

무엇보다 남성 여성 모두 한복을 입을 때는 손을 모으는 '공수 자세'를 기억해야 한다. 특히 어른 앞에 있을 때는 꼭 필요한 자세. 남자는 왼손,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가게 하는 것도 기본 중의 기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