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선거판

대선 주자들의 일정에서 전북은 꼭 빠져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후보는 경선 때도 전북을 찾지 않았다. 지난 4·11 총선 때도 전주 완산을을 소나기 스쳐 지나가듯 하고 말았다. 경선 때 18번이나 합동토론회 등이 있어 웬만한 도청소재지는 거의 방문했지만 유독 전북은 방문을 안했다. 박후보는 후보가 된 이후에도 전북을 아직껏 찾지 않았다. 우선 당장 급한 불 끄려고 새누리당 아성인 부산을 추석 직전에 방문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민주당 문재인후보도 거의 같은 행보를 취하고 있다. 호남에서 안철수 무소속 후보에 크게 뒤지자 광주 전남을 추석 직전에 우선적으로 방문, 공을 들였다. 자신들이 표를 달라고 아쉬울 때는 전북을 호남으로 묶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전북을 뺀다. 호남 민심하면 꼭 광주 전남만 있는 게 아니다. 전북 민심도 중요하다. 그런데도 대선 주자들이 광주부터 찾아 전북 도민들을 슬슬 열받게 하고 있다.

 

이번 대선은 박후보 대 야권 단일 후보의 싸움으로 끝날 공산이 짙다. 지금 당장은 문· 안후보간 단일화 문제가 중요치 않다. 서로간에 자신쪽으로 단일화시키기 위해 지지율 높이는데 안간힘을 쏟을 뿐이다. 지지율이 약한 쪽이 양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북의 표를 전체의 3.7%인 147만표가 전부인 것으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수도권 출향인사들과 직·간접으로 연계돼 있어 그 점을 간과하면 낭패 볼 수 있다.

 

도내 대선판을 이끄는 여야 캠프들은 후보들이 전북을 찾아와 주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여름 장마철에 오랫동안 비소식이 없듯이 전북 방문 일정은 당분간 없어 보인다. 그래서 후보들에 대한 여론이 곱지 않다. 오지 않을 사람을 굳이 아쉽게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전북을 방문하지 않으면 전북을 무시한 것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오라 가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전북서 표도 안주는데 굳이 방문할 필요가 있냐는 논리다. 민주당은 안방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지역을 찾는 게 도움된다는 것이다. 이번 싸움은 박빙으로 끝날 공산이 짙다. 프로선수들이 자신의 몸값을 잔뜩 올려 놓듯 우리 스스로가 표값을 올려 놓는 길 밖에 다른 대안이 없다. 이번 대선 때 전북인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부각시켜 놓을 필요가 있다. 백성일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