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박지 4곳의 정박능력은 3만톤급 10척, 5만톤급 5척, 2만톤급 12척, 7000톤급 1척에 이른다. 하지만 수심은 9~12m, 9~11m, 8~10m, 5~10m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10m 이상의 흘수(吃水)를 요구하는 선박들은 정박지의 수심이 낮아 선박의 안전 및 해상교통안전을 위해 항계 밖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흘수란 배가 떠 있을 때 수면에서 물에 잠긴 배의 가장 밑부분까지의 수직거리다.
정박지는 선석 및 조수와 검역대기를 위해 꼭 필요한 기능이고, 군산항의 경우엔 4곳의 정박지가 운영되기 때문에 정박능력이 충분하다. 그런데도 낮은 수심 때문에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정박지 여건이 안되자 군산항에 입항하는 대형 선박들이 항계 밖 정박지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런 선박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군산지방해운항만청에 따르면 지난 2010년의 경우 군산항 입항선박 1938척 가운데 5.3%인 103척, 지난해는 1963척 중 6.7%인 132척, 올해는 지난 8월말까지 1285척 중 7.1%인 92척이 항계 밖 정박지를 이용했다. 특히 5만톤급 부두인 군산항 7부두 71번·72번 선석의 경우 심흘수 선박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심흘수 선박의 항계 밖 이용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시간 경제적 비용낭비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군산항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정박능력이 충분한 데도 수심이 낮아 항계 밖을 이용해야 할 실정이라면 마땅히 개선돼야 한다. 서둘러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핵심은 정박지의 준설이다. 대형 선박들의 군산항 입항이 갈수록 늘고 있는 만큼 정박지의 수심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준설작업에 나서야 할 것이다. 해상 교통안전을 도모하는 다목적 방편이기도 하다.
그런데 해운항만청 등은 대책 마련에 미온적이다. 준설 설계 예산을 세운 적도 없다. 아예 관심 조차 없다고 하는 편이 정확할 것이다. 정박지를 고시만 해놓고 나몰라라 하는 꼴이다. 우선 설계 예산부터 편성하는 일이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