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문화전당 위탁 경쟁원리 도입해라

전북도가 재정 지원하는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민간위탁 방식이 비민주적이다. 한 해에 수십억 원의 도민 세금을 지원하는 소리문화전당의 위탁방식이 땅 짚고 헤엄치기 비판을 받는다면 당장 뜯어고쳐야 옳다. 또 현 운영기관인 예원예술대의 차종선 이사장이 지방선거 때 김완주 도지사의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관계 때문에 특혜 논란도 일고 있다.

 

우선 형평성 문제다. 민간위탁 대상은 수탁의사를 가진 모든 기관이나 단체한테 참여기회를 주는 공개모집을 채택해야 옳다. 그래야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는다. 그런데 전북도는 위탁기간(3년)이 만료될 경우 이런 민주적 방식을 채택하지 않고 현 위탁기관의 연장신청을 받아 심사를 벌인다. 현 위탁기관의 기득권을 보장해 주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수탁의사가 있는 다른 단체의 접수도 받지 않고 단독 심사로 재위탁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비민주적이고 경쟁원리에도 맞지 않는다.

 

현 위탁기관이 부적합 판정을 받을 경우에만 공개모집한다는 것인데, 대개 부적합 판정을 받을 리 없고 로비력이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눈가리고 아옹하는 격이랄 수 있다.

 

전북도는 이런 제한적 방식을 적용해 최근 심사위원회를 열고 현 위탁기관인 예원예술대와 2015년까지 향후 3년간 재계약하기로 했다. 지난 2003년부터 소리전당을 수탁했으니 12년간 운영권을 행사하는 셈이다. 예원예술대는 전북도로부터 운영비로 매년 35억8000만 원을 지급받고, 음향장비· 조명 등 노후 시설 교체·개선을 위해 해마다 5억 원씩 별도로 지원받는다.

 

일부 문화계에서는 김완주 지사와 차종선 예원예술대 이사장의 관계를 연계시키기도 한다. 지방선거 당시 차 이사장이 김 지사의 선대위원장을 지낸 관계 때문에 소리전당 수탁에서도 특혜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김 지사가 소리문화전당을 흡수하게 될 전북문화재단의 출범을 미루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소리문화전당은 지금 낙하산 인사에다, 창작·공연기획 미흡 등 질적 하락세다. 창의적 경영과 효율성이 뒷받침돼야 할 때다. 이런 가치는 경쟁시스템을 갖춰야 극대화된다. 공정한 참여기회와 경쟁은 민주적 경영원리에서 기본 중의 기본이다. 기본을 허술히 하고 공·사를 가리지 못한다면 결국 도민 세금을 축내는 것으로 결과된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