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술대회는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실학자이자 지리학자인 여암 신경준 선생(1712~1781)의 탄신 300주년을 기념해 고향인 순창에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여 여암 선생의 생애와 업적을 정리하고 현대적인 관점에서 그 의의를 찾고자추진됐다.
이번 대회는 순창군이 주최하고 전북대학교 인문대학 인문학연구소(소장 고동호)에서 주관하여 사학, 문학, 어학, 과학, 지리학분야 등 5개분야의 주제발표와 각 분야별 전문가들의 종합토론으로 진행됐다.
이날 주제발표에서 한국과학기술원 고동환 교수는 "신경준 선생은 조선 시대의 주류적 사상인 성리학 외에도 불교는 물론 도가, 음양가, 법가, 명가, 묵가, 종횡가, 잡가, 농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박한 지식을 지닌 학자였다"며 "그는 기술자가 우대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사장(詞章) 위주의 과거제를 개혁하여 기술자들을 등용할 수 있는 길을 새로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기술 중심의 실용학문을 중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토 도쿄외국어대 히데토 교수는 "여암의'운해훈민정음'은 현대언어학, 중국어학의 관점에서 볼 때 놀랄 만한 과학적인 기술을 한 저서로 간주된다"며"그 당시의 중화성(中華性) 지향 사조 가운데서 자국어의 고유성을 통찰함으로써 역설적으로 보편성에 도달한 여암의 자세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또 성신여대 양보경 교수도 "'동국문헌비고','여지고'는 전장.제도를 역사적인 관점에서 정리한 백과전서학적 연구에, 개인들이 발전시켜 온 역사지리학의 연구성과를 정부적인 차원에서 최대한 결집시킨 조선 후기 역사지리학의 중요한 결과물이자 발전의 지표"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