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쟁점 자료 분석하기
〈자료1〉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어떤 근심거리가 생겼을까?
지난 20세기를 거치면서 개인의 일상생활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건 새삼 말할 필요가 없다. 경제적으로 발전한 부유한 사회일수록 그 변화는 괄목할 만하다. 그 가운데 특히 두드러지는 것은 평균 수명의 연장이다.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치료 의학은 인간 수명이 늘어나는 데 그리 큰 역할을 하지는 않았다. 의학의 기여도는 20퍼센트 정도라고 평가된다. 사람들이 더 건강하게 더 오래 살게 된 것은 주로 위생과 영양, 주거 환경이 좋아진 덕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생활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200년 동안 수명이 얼마나 늘어났는지를 보면 놀라울 정도다, 몇몇 가난한 나라들을 예외로 하면, 전세계적으로 평균 수명이 엄청나게 길어졌다. 1800년 프랑스 인의 평균 수명은 35세를 넘지 않았다.
그런데 1936년에는 56세에 달하더니, 현재는 남성은 76세, 여성은 82세를 넘어섰다.
그 결과 고령 인구가 엄청나게 증가하고, 그에 따른 근심거리도 늘고 있다. 물론 물질적인 면에서 오늘날의 인류는 예전에 비해 훨씬 더 잘살고 있고, 오늘날의 육십대는 과거의 오십대와 비슷할 정도로 건강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80세가 넘으면 운동 신경, 청각, 시각, 뇌 기능 등에서 이런저런 장애가 늘어나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노화에 따른 이런 신체적 불편함에 외로움이나 소외, 부적응, 편의시설 부족으로 생기는 문제들까지 덧붙여진다. 이제 늘어만 가는 노인층의 자립성 상실은 의학과 사회전체가 해결해야 할 커다란 과제가 되었다.
한 개인으로서도 늙어서 죽음에 가까워질 때 점점 커질 수밖에 없는 불안에 대처하는 것이 큰 어려움이 되었다.
오랜 질병과 고독과 신체적 정신적 괴로움이 바로 삶의 마지막 모습이 된 것이다. 경제 성장의 영광을 기리는 찬가 속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어쨌든 이런 점에서 볼 때 편안하고 신속한 죽음에 대한 생각이 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지 이해가 된다.
- 안락사를 합법화해야 할까?(2010) 미셸 오트쿠베르뒤르. 황금가지.
〈자료2〉 자살률 지차체별 격차 커져
우리나라의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은 2010년 기준 31.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 높은 자살률 못지않게 심각한 것은 지역별 격차가 크다는 점이다. 16개 시·도간 비교에서 최고 1.5배, 시군구별 비교에서는 4배의 차이가 났다. 자살이 빈곤 등 사회경제적 요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0년 기준 전국 기초 자치단체(시·군·구)별 자살률 차이가 최고 4배나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략-
지자체별로 자살률이 크게 차이 나는 것은 정신보건센터 설치 등 자살 위험성이 높은 사람들에 대한 보호 대책 여부나 사회적인 박탈감 등 사회 경제적 요인의 차이 때문으로 추정된다.
실제 이번 분석에서도 정신보건 센터 설치 현황에 따라 자살률이 다르게 나타났는데, 자살률이 높은 30개 시군구의 정신보건센터 설치 비율은 30%(9개)에 지나지 않는 반면, 자살률이 낮은 30개는 63%(19개)로 분석됐다.
정신보건센터는 지역 주민의 정신건강 증진과 자살예방, 자살 시도자 등의 사회 복귀를 위해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삶에 대한 낮은 만족도를 포함해 사회적 박탈 정도가 심할수록 자살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김동현 한림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자료를 보면 삶의 만족도가 낮을수록 자살률이 높아지는데, 우리나라는 슬로바키아를 제외하고 회원국 가운데 삶의 만족도가 가장 낮은 나라"라고 말했다.
또 2005~2009년 자살률과 사회박탈지표의 관련성을 연구한 결과에서도 사회박탈지표가 높은 지자체일수록 자살률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사회박탈지표는 가구의 소득이나 학력이 낮을수록, 주거환경이 낙후될수록, 여성 가구주나 독거 가구일수록 높게 나타난다. 김교수는 "특히 우리나라는 노인들의 경우 빈곤율이 높을수록 자살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며 "자살예방대책을 세울 때 우울증 등 질병에만 국한하지 말고 노후 소득 보장 등 노인복지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겨레 (2012년 9월 11일)
쟁점 논제
1. 논술 논제
안락사와 존엄사의 문제처럼 자살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자료1에 나타나는 사회적 현상과 자살의 연관성을 분석하고, 자료2를 바탕으로 문제의 원인과 해결방안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논술하시오!(900자 내외)
* 보낼 곳 : riversnow@naver.com
2. 면접 토론 논제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는 자살현상과 관련하여 이 문제의 원인이 사회적인 요인인지, 아니면 비사회적인 요인인지에 대해 반론을 고려하여 자신의 의견을 말하시오!
쟁점 자료 비판적 읽기
최근 서울시는 마포대교에 청동으로 만든 조형물을 세웠다. 그리고 스토리 텔링형 메시지 전달시스템을 설치했다. 그 이유는 마포대교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자살사건을 예방하고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위의 예는 단순히 마포대교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2010년 OECD 자료를 보면 회원국 중 한국은 자살률 1위를 기록했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삶의 만족도가 낮아지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또한 최근 자료에서 시·군·구 별 자살률이 발표되었다. 분석결과 경쟁과 소외현상이 극심한 서울이 자살률이 가장 높게 나왔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과 달리 강원도 홍천과 충남 예산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왔다.
이런 분석결과는 사회적 박탈 지표가 높은 지자체 일수록 자살률과의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회적 박탈 지표는 가구의 소득이나 학력이 낮거나 주거환경이 낙후될수록 여성가구나 독거 가정일수록 높게 나타난다.
즉, 소외 계층의 비율이 높을수록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자살은 우울증이나 질병에만 국한시켜 왔지만, 이제는 노후소득보장 등 노인복지차원에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즉, 자살의 원인을 극히 개인적인 질병이나 환경의 문제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건강성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쟁점 확대하기
가. 자살은 비사회적인 원인이다.
1. 신경쇠약증과 같은 정신적 질환은 자살의 직접적인 요인이 아니더라도 자살과 연관성이 높다.
2. 신경계통의 손상 없이 일어나는 자살은 개인적 기질(인종, 유전)과 연관성이 높다. 왜냐하면 하나의 인종은 신체적, 심리적 특징에 의해서 다른 인종과 구별되고 정의되기 때문이다.
3. 나라마다 강도는 다르지만 상당수의 개인에게는 사람을 직접적으로 자살로 이끄는 경향이 있다.
특히 모방과 같은 심리현상은 사회적 유대가 없는 개인들 사이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즉, 사람은 개인적으로 관련이 없어도 다른 사람을 모방할 수 있다.
나. 자살은 사회적 원인이다.
1. 여러 가지 형태의 정신적 결함 자체는 자살하게 되는 심리 상태를 만든다 하더라도, 정신적인 결함 자체는 자살의 원인이 될 수 없다.
2. 최근 분석에 따르면 정신보건센터와 같이 지역 주민의 정신건강 증진과 자살예방, 자살 시도자 등의 사회 복귀를 위해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일수 자살률이 낮게 나타난다.
3. 사회박탈지표가 높은 지역, 즉 소외계층이 많은 지역일수록 자살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사회적 건강성이 자살률과 높은 연관성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 '자살론'(2008). 에밀 뒤르켐. 청아출판사. 발췌인용
쟁점 기출문제
1. 논술 : 2001학년도 서강대학교 정시 논술, 죽음에 대한 태도
[문제] 다음 제시문 〈가〉, 〈나〉, 〈다〉에는 죽음에 대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태도가 각각 다르게 드러나 있다. 이들의 다른 점을 기술하고, 이를 논거로 활용하여, 인간이 죽음에 대해 가져야 할 태도가 무엇인지 논술하시오!
2. 면접 : 2003학년도 서울대 수시
[문제] 장애아 자녀를 둔 부모가 자녀가 겪는 괴로움을 참다못해 자녀를 죽이고 자신들도 자살했다고 할 때, 이 문제의 근본적인 책임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쟁점 용어
현대 사회에서 자살(suicide, 自殺)에 대한 인식 브리태니커 인용.
현대사회의 방임주의 경향은 일탈 행위들에 대해 보다 관대해짐으로써 자살행위, 특히 음독자살의 증가를 조장하고 있다.
자살행위에 대한 사회적 여론 또한 도덕적 관념에 덜 의존하게 되었고 관대해졌다.
쟁점 관련 도서
△안락사를 합법화해야 할까?(2010. 황금가지. 미셸 오트쿠베르튀르)
△자살론(2008. 에밀 뒤르껨. 청아출판사)
관련 영화
△청원(2010). 산제이 릴라 반살리. 인도
△유쾌한 도우미(2008). 구혜선. 한국
학생 글과 교사총평
논제 :〈가〉의 경쟁적 상호 작용의 입장에서 〈다〉을 비판하고, 〈가〉의 갈등적 상호 작용의 입장에서 〈나〉의 포퓰리즘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900자 내외)(본보 10월 3일자 제시문에 대한 학생 글)
1. 학생 논술문
현대에는 획일화된 목표를 두고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방법에 차이를 두고 〈가〉의 경쟁적 상호작용하고 있다. 본인의 의지에 무관하게 선천적으로 얻어지는 귀속지위에 좌우된다. 부의 격차로 인해 태어날 때부터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어 사회적 적대감마저 형성되었다. 입시문제를 〈다〉의 경우로 들 수 있는데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경우에 주어진 환경에 의해 지속적으로 겪게 되는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 구조적 환경이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원전사고는 에너지무한경쟁시대가 도래하면서 과학과 환경에서 벌어진 문제이다.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현대의 과학기술과 그 합리성이야말로 오늘날의 환경위기로 대변되는 산업사회의 위험을 낳는 근원이라고 하였다. 또한 그가 말한 성찰적 근대화는 극심한 환경파괴를 묵과하면서 고도 산업사회로 진입하는 것만을 국가적 목표로 삼고 있는 오늘날의 사회를 되돌아보게 한다.
선거철이 되면 근거 없는 사실을 조작해 상대편을 비방하는 마타도어와 같은 선거운동을 하는 정치인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것처럼 〈가〉의 갈등적 상호작용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상대방의 사생활을 무분별하게 드러냄으로서 근거 없는 루머에 휘둘리게 되어 개인뿐 아니라 가정까지도 비난을 받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정책의 현실성이나 가치판단, 옳고 그름 등 본래의 목적을 외면하고 일반 대중의 인기에만 영합하는 포퓰리즘을 앞세워 대중을 속이고 이용하는 문제도 심각하다. 지난 선거 공약이었던 반값등록금이나 무상급식과 같은 복지정책은 포퓰리즘의 안 좋은 예이다.
〈다〉의 위험 속의 풍요는 사회적 부메랑효과를 보이면서 확산된다. 부자나 권력가들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목표를 빗나간 부메랑은 던진 사람에게 다시 돌아와 던진 사람이 다친다는 경고를 담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위험의 순환성은 가해자와 피해자는 동일해진다는 일반화를 범할 수 있다. 위험은 개인적 차원에서의 해결하기 어려우므로 국가의 관여에 의해 개선이 필요하다. 우선 경제적 가치보다 정신적 가치를 우위에 두어야하고, 또한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실천되어야 한다. 이러한 자세를 함양함으로써 경제적, 문화적 개선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이 국민을 위한 길인지를 알고, 당파싸움에 휘둘리지 않고 강하게 토지를 소유한 만큼 세금을 부과하는 대동법을 주장하는 영화 광해와 같은 지도자가 필요하다. 그리고 국민을 회유하는 정책인지 진심으로 국민을 위하는 정책인지 구분할 줄 아는 안목을 가지고 정치와 정책을 판단하는 눈과 언론이 필요하다.
김혜수(전북과학고 1학년)
2. 교사 총평
'위험사회 및 포퓰리즘 문제는 국가적 차원에서 해결해야'
이번 논제는 두 가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우선 〈가〉 경쟁적 상호 작용의 입장에서 〈다〉 위험사회를 비판하고, 다음으로 〈가〉의 갈등적 상호 작용의 입장에서 〈나〉의 포퓰리즘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논술해야 한다. 먼저 경쟁적 입장에서 위험사회 속의 풍요가 낳은 문제점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고, 그리고'갈등적 입장에서 포퓰리즘이 초래하는 부정적 현상에 대해 자신의 생각과 해결 방안을 강구하는 쪽으로 전개해야 한다.
△제시문에 대한 이해 분석력
제시문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해야 논제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혜수 학생은 〈가〉에서 경쟁적 상호작용과 갈등적 상호 작용의 용어 차이를 타당하게 구분하고 있으며, 이것을 토대로 현대 사회의 문제점인 위험 사회와 포퓰리즘 문제를 진단해 내고 있다. 각각 적절한 논거들을 다양하게 들어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다.
△창의적 사고력(비판력, 참신성)
우선 경쟁적 입장의 관점에서 위험사회에 대한 진단을 사회적 양극화 현상으로 접근하여 입시 문제, 원전 사고 등을 예로 들고, 울리히 벡의 성찰적 근대화 인식으로 참신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리고 선거철만 되면 등장하는 포퓰리즘이나 조작하여 상대방을 비방하는 마타도어 선거 운동 등을 통해 문제점을 진단하고 있다. 아울러 부메랑 표과를 통해 원인을 규명하면서 구체적인 논거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영화 '광해'를 통해 해결책을 제시한 것은 매우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문제 해결력
이번 논제의 쟁점인 현대 사회의 많은 문제점 중에서 '위험 사회 속에 감추진 풍요'문제를 경쟁적 입장에서 비판하고 있고, 부메랑의 부정적 효과로 볼 수 있는 '포퓰리즘'의 가식을 드러낸 예를 통해 부정적으로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국가적과 개인적으로 시도하는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구체적 사례로 뒷받침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혜수 학생은 진정 국민을 위한 방법이 무엇인가를 인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논제가 요구하는 내용으로 방향을 잘 잡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문장력 및 표현력
학생의 문장력과 표현력은 뛰어나다. 자신의 주장을 타당하고 구체적인 내용으로 뒷받침하여 문장을 서술하고 있다. 각 단락마다 완결성을 갖춘 글을 제시하고 있다. 주장하는 내용과 이유 및 설명이 충분히 제시하고 있고, 주장을 강화시키는 구체적 논거 역시 다양하게 제시한 점은 높이 평가받을 수 있다.
이봉휘(전북과학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