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고장 명인명물 - 김제농악 보유자 김해순씨 "오케스트라 부럽지 않죠"

道무형문화재지정 후학양성 혼신 전국대회 대통령상 등 다수 수상 "우도농악 전승·보존 앞장서겠다"

▲ 도지정 무형문화재 박판열 선생으로 부터 40여년간 원형대로 전수받은 수제자 김해순 김제농악보존회장.
'덩/덩/구궁따꿍/따'더덩/딱따따따구궁따따/딱'... 우도농악의 판굿 첫째마당 가운데 다섯번째인 풍년굿의 한 장단이다.

 

일제 탄압과 해방 후 외래문화 유입으로 사라져가는 호남우도농악의 가락을 도지정 무형문화재 박판열 선생으로 부터 40여년간 원형대로 전수받은 수제자 김해순 김제농악보존회장(55).

 

김 회장은 그동안 전국 규모의 농악대회에 출전하여 대통령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으며, 특히 지난 2005년에는 개인기량을 겨루는 제7회 전국농악명인경연대회에서 종합대상(설장고)을 수상, 농악인들로 부터 그 실력을 인정 받으며 명인 반열에 올랐다.

 

결국 지난 2011년 9월30일 스승의 뒤를 이어 전북도지정 무형문화재 7-3호로 지정됐으며, 현재는 김제농악의 전승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김 회장의 농악인생은 지난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평소 아버지와 친분이 있던 스승이자 무형문화재인 박판열 선생의 농악을 구경하며 시작됐다. 스승인 박판열 선생의 농악에 매료된 김 회장은 13세때 부터 장고를 어깨에 메고 손에 장고채를 든 채 스승의 농악을 배우기 시작, 어언 40여년간을 장고와 함께 하며 살아 오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2001년 7월 벽골우도농악전수관 개관 시부터 현재까지 김제시로부터 지도강사로 임명받아 100여명의 회원들에게 김제농악을 전수하며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으며, 2008년 3월부터는 김제농악보존회장에 추대돼 김제농악의 전승 발전과 통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 회장은 "처음 장고를 접했을때 생각이 나면 코끝이 찡하고 가슴이 먹먹해 진다"면서 "이상하게도 장고만 메면 아무생각이 없고 정신이 멍해지며 오로지 덩덩 구궁따꿍...하는 장고 소리만 귀에 들린다"고 말한다.

 

그는 "장고를 메고 신명나게 한번 놀고나면 스트레스가 한방에 날라간다"면서 "징과 장고, 꽹과리가 만나면 그 어느 오케스트라 부럽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우리의 음악소리가 된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김제농악의 특징에 대해 "호남우도굿은 옛 전라도 우도지역인 서부평야에 널리 전승 되고 있으며, 전라남·북도 및 지역에 따라 악대의 짜임, 옷차림, 연기 따위가 조금씩 다른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인 가락이나 내용은 서로 비슷하다"면서 "김제농악의 특징이라면 편성에 있어 쇠와 장구를 주 악기로 하고, 큰 북은 쓰지 않는다는 점으로, 잡색에는 광대가 많고 두레를 감독하는 좌우집사와 창부가 쓰는 관에 어사화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김제 우도농악의 편성과 관련, 김 회장은 "용담기, 천용기(비를 내리게 하는 큰기)와 농기(농자천하지대본), 영기, 나팔, 태평소, 대포수, 좌상, 중좌상, 총각좌상, 양반광대, 창부, 구대진사, 각시광대, 조리중, 무동한쌍, 중과대, 상쇠, 부쇠, 삼쇠, 수징, 부진, 설장구, 부장수, 수법구, 부법구, 삼법구, 8법구 등 앞 치배와 뒷 치배로 이뤄졌다"면서 "기본적인 가락은 내드림을 시작으로 인사굿가락, 느린오채질굿 가진오채, 빠른오채, 좌질굿, 풍연굿, 양도산, 느린삼채, 자진삼채, 된삼채로 몰아 긴 매도지로 끝맺는 첫째마당, 둘째마당에는 오방진(군진법), 진오방진(빠른오방진), 느린삼채, 잦은삼채, 된삼채로 이어지며, 셋째마당은 호호굿을 시작으로 다루치기, 다스림, 짧은 매도지로 끝맺는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김제지역은 농악의 중심지로, 혼신을 다해 농악을 전승 발전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