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위해 가시면류관 쓴 기분"

수필가 김용옥 영호남 수필문학상 수상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 이후 영·호남은 갈등의 골이 깊었다. 1990년 대구 울산 부산 등 영남 문인들과 전북 광주 목포 등 호남 문인들이 교류의 물꼬를 틀기 위해 만들었던 게 영호남수필문학상. 영호남수필문학회가 올해로 열여섯 번째 이어오고 있는 영호남수필문학상에 전북 대표로 수필가 김용옥(64)씨가 선정됐다.

 

그러나 김씨는 수필을 위한 가시면류관을 쓰는 기분이라고 했다. 잘 쓴 글, 좋은 글, 교훈적인 글보다 사유가 녹은, 문학적인 수필을 쓰고자 노력했던 걸 가상히 여겨 주는 상 아닌가 싶다며 수상의 기쁨 보다 책임감을 우회적으로 이야기했다. 김씨는 "동서화합을 위해 영호남수필문학회가 발족됐으나 전북 문단에서는 유독 활동이 뜸해 아쉬웠다"면서 "자신의 수상을 기점으로 영호남수필문학회가 수필문단의 거목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상식은 13일 오후 5시 전남 담양군 국제수련원. 중앙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그는 1980년 '전북문학'에 '서로가 서로를 원하는 이유'를 발표한 뒤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전북문학상(1996), 박태진 문학상(1998), 백양촌 문학상(2002) 등을 수상했으며 시집 '서로가 서로를 원하는 이유', '세상엔 용서해야 할 것이 많다', 시선집 '그리운 상처', 화시집 '빛·마하·생성'등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