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와 제10구단

4월7일 개막된 올해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한국시리즈라는 마지막 관문만을 남겨두고 있다. 올 시즌은 역사에 남을 대기록이 작성됐다. 초·중반 넥센 돌풍을 비롯해 치열한 순위 다툼이 이어지면서 720만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사상 첫 700만 관중 돌파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첫해 140만명으로 출발한 뒤 31년 만의 일이다.

 

이제 프로야구는 미국이나 유럽의 프로스포츠 못지 않는 국민스포츠로 뿌리내렸다. 입장수입만 620억원 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매체 광고수입도 연간 200억원이 넘는다. 82년 출범 당시 3억원이었다고 하니 괄목할만한 발전이다. 그만큼 프로야구의 경제적 파이가 커졌다는 방증이다.

 

프로야구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경기력 향상과 시설개선, 마케팅효과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야구장 문화'의 흡인력 때문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 예전엔 야구장이 경기를 보기만 하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볼거리와 먹거리가 풍부한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가족과 연인, 친구들이 함께 찾는 사교 마당이자 피켓을 통해 의사를 표현하는 소통 공간이기도 하다. 승패에 연연해 하기 보다는 야구장의 분위기 자체를 즐긴다.

 

관중 700만명 돌파를 기점으로 프로야구계가 더욱 분발해야 한다. 열악한 구장환경을 개선하는 등 인프라 확충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 구단주들의 자세변화도 과제다. 구단주들은 지난 6월18일 제10구단 창단 보류 결정을 내려 많은 야구팬들을 실망시켰다. 선수협회가 올스타전을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하자 "연내 이사회를 열어 10구단 창단 문제를 다루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10구단 체제는 필연이다. 당장 내년부터 운영될 9개 홀수구단 체제는 게임진행, 선수운영 등 많은 문제가 따른다. 또 창단 유보는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있다. 폭발적 증가세를 보이는 팬들에 대한 보답이자 리그 운영상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도 대기업 구단주들은 빗장을 걸고 있다. "한 수 아래급들과는 같이 놀지 않겠다"는 구단주들의 이기주의 태도 때문이다. 중소-대기업간 동반성장은 스포츠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다.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후보 등 대선 주자들도 이 문제에 대한 시각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내달로 예정된 KBO 이사회가 주목된다. 이경재 수석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