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문제 현주소와 근본적 해결책

고용 창출능력 좋은 서비스업 비중 늘려 일자리 문제 해결을

▲ 윤 충 원

 

전북대 무역학과 교수

비단 우리나라 뿐만은 아니지만 해가 갈수록 고용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정부는 우리나라 실업률이 3% 수준이라고 발표하고 있지만 그런 통계발표를 믿는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실업률도 요즘 다른 선진국들처럼 사실상 10%에 육박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고용문제의 심각성은 단순히 실업률 수치 그것만 갖고 얘기할 수가 없다.

 

우리나라 총 취업자 약 2,500만 명 중 1,000만 명은 저소득 취업자이며, 비정규직은 600만 명이나 된다. 대학생 취업률은 아직 평균 50%에 머물고 있다. 그 중에서도 여대생 취업은 훨씬 더 어려운 실정이다. 공공기관이나 종업원 1,000명 이상 기업의 경우 여성채용 의무비율이 있지만 이를 준수하는 공공기관이나 기업을 찾아보기 어렵다. 하청업체의 종업원 월급은 원청업체의 종업원 월급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또 대기업의 생산근로자들은 막강한 노조의 파워를 이용해 연봉과 근로시간 면에서 특별대우를 받는 노동귀족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50대∼60대 중장년층들이 퇴직 후에도 일하고 싶은 열정과 능력이 있어도 일자리다운 일자리를 찾기 어렵고 홀대만 받는다. 대기업의 경우 신입사원 채용공고를 내면 100대 1이 넘는 데도 중소기업은 쓸만한 청년들이 지원을 기피해 1∼2명 채용하는 것도 수개월 또는 1년을 넘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연봉이 대기업의 반절도 못돼 결혼하기 힘들다는 인식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근무여건이 너무 열악하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상의 이야기들이 요즘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실제 모습이며, 그런 모습에 대해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국민들의 우려가 매우 큰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이 큰 우려의 근저에는 이미 우리 경제가 지난 1997년과 2008년 두 차례의 위기를 거치면서 주요 선진국들처럼 저성장기조에 진입함으로써 이대로 간다면 매년 고용문제가 고질병처럼 우리 사회에 붙어 다닐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전문기관들은 올해만 해도 당초 계획된 4%는커녕 2.4∼2.5%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로존위기 확산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의 재정긴축정책 등으로 우리기업의 수출과 설비투자가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외의존도가 유독하게 높은 우리 경제로서는 기업의 수출과 설비투자가 위축될 경우 곧바로 기존의 고용이 감소됨은 물론 새로운 일자리창출이 매우 어렵게 될 수밖에 없다. 잘못하면 우리도 일본처럼 잃어버리는 10년 아니면 그 이상의 어려움이 올 수도 있다.

 

그렇다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는 우리의 일자리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가. 이에 대해 매우 다양한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창업지원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비정규직을 최소한으로 감소시켜야 한다, 시간제 일자리를 늘여야 한다, 근무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나눠야 한다는 등의 주장들이 빈번하게 제기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주장들이 우리나라 일자리문제를 해결하는데 모두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본 글에서 필자는 우리나라 일자리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조하고 싶다. 무엇보다도 우리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일자리문제의 악순환을 끊고 우리경제가 역동성을 발취하며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하루 속히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국민 모두가 우리식의 고용문화와 패턴을 튼튼하게 정립하기 위해 혁명적인 컨센서스(합의)를 이뤄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요즘 대선시즌을 맞이해 각 후보진영들이 복지만을 강조하고 있으나 이럴 때일수록 성장과 복지를 함께 끌고 가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지 않고서는 결코 일자리문제가 풀릴 수 없기 때문이다. 산업구조면에서 서비스산업 비중을 지금보다 훨씬 확대하는 것도 일자리문제를 해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렇다고 제조업을 경시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고용창출능력은 서비스산업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한편 지금처럼 장기적으로 저성장시대로 가고 있을 때는 국민들도 철저한 인식전환이 요구된다. 즉 일자리문제에 관해 과거 수십 년 동안의 고도성장기의 환상을 버리고 자신들의 임금수준, 자산의 기대수익률을 낮춰야 한다. 다시 말하면 자신들의 삶을 다운사이징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