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들의 고민

참으로 이번 대선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 선거를 두달 남겨놓고 당락이 점쳐지지 않고 있다. 빅3가 계속 완주할 것인가 아니면 야권 단일화를 통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대 야권 단일 후보로 갈 것인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종전 같으면 이쯤되면 여야 대결로 압축돼 있었다. 왜 이번 선거가 안갯속으로 빠져들까. 이유는 간단하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변수가 아닌 상수로서 국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도민들은 지난번과 달리 이번 대선에 부담이 덜하다. 지난 대선 때는 정동영 후보가 출마한 관계로 좌고우면할 시간이 없었다. 무작정 그를 밀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영남 출신 가운데 한명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선택이 자유로워졌다. 새누리당 박후보는 TK의 본산인 대구며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PK의 경남,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부산이다. 지역으로 보면 TK대 PK 대결구도다.

 

그간 도민들은 새누리당 후보를 뚜렷한 이유없이 밉게 여겨 표를 안찍었다. 정동영 후보가 출마한 관계로 이명박 후보가 9.04% 밖에 표를 얻지 못했다. 마의 두자릿수를 넘지 못했다는 사실만 각인시켰다. MB정권 5년 동안 전북의 설계는 사실상 그날 개푯날밤 끝났다. MB한테 15% 정도만 줬어도 전북이 이렇게 푸대접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선거 때 SD(이상득)을 중심으로 상당히 공을 들였기 때문에 두자릿수는 넘길 것으로 예견했다. 결과는 역시나 아니었다.

 

최근들어 민주당 정서가 강한 전북에서 문 후보에 호의적이지 않고 냉랭해졌다. 지난번 문 후보가 전북 방문 때 사과했지만 진정성을 엿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용광로 선대위를 꾸렸다고 자랑하지만 도민들은 무소속 안철수 후보쪽으로 이탈자를 방지하려는 것으로 밖에 보지 않고 있다. 예전 같으면 묻지마라 갑자생처럼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가 대세를 이룰 시점이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 민주당이 지역서 신뢰를 잃었고 식상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선거전략인지는 몰라도 후보가 된 이후에 전북을 찾지 않고 있다. 지역감정을 무너뜨린다는 국민대통합 선거전략이 꺼꾸로 가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지금 같으면 박 후보 지지가 나아질 기미가 없다. 상당수 도민들은 문후보와 안후보 놓고 누구로 단일화 해야할지 목하 고민중이다. 백성일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