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박남석 전주노회장 "한국 교회 위기…도덕성 되찾아야"

목회자 운영 투명하게 기독교 유산도 콘텐츠

▲ 16일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전주 노회장에 취임한 전주기전여자고등학교 박남석 전주노회장이 한국교회의 희망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회가 거꾸로 교회를 걱정하는 일들이 많아지는 이유는 교회가 세상에 보이는 일들만 좇았기 때문입니다. 기독교인의 정체성과 신뢰성, 도덕성을 되찾아 하나님 앞에 바로 서야 합니다."

 

16일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전주 노회장에 취임한 전주기전여자고등학교 박남석 교목(校牧) (59)은 "과거 목사들이 존경을 받았던 것은 성령 운동을 바탕으로 민주화나 사회 복지 등에 공헌한 것을 일반인이 인정했기 때문"이라며 "안타깝게도 지금은 목사도 하나의 직업군으로 이해될 만큼 도덕적 권위가 떨어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역마다 목사와 장로로 구성되는 노회(老會)는 장로교에서 입법·사법 역할을 담당하는 중추적 기관이다. 일반 교회에 비해 노회의 재정 등에 참여하는 비중이 작은 교목 출신이 노회장에 당선된 것은 이례적이다.

 

박남석 노회장은 "현재 한국 교회는 위기"라고 잘라 말했다.

 

기독교 대표 종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의 97회 총회보고서에 따르면, 사상 처음으로 총회 신도 수는 282만2152명으로 지난해보다 186명이 줄었다.

 

그는 "감소 폭은 작지만, 2001년부터 해마다 평균 5만 명 이상 꾸준히 증가한 추세와 비교하면 가볍게 여길 만한 일은 아니다"며 "이럴 때일수록 기독교의 기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남석 노회장은 "지난 2004년 종교의 자유를 주장하며 예배를 거부했던 '강의석 사태'로 기독교 학교의 신앙 교육이 위축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입시 위주의 교육에 혹사당하는 한국 청소년들에게 신앙 교육은 긍정적 역할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일상에서 늘 즐겁고, 주위를 행복하게 하는 신앙인이 있다면 '저 사람이 하나님 말씀을 따르며 사는구나'하며 교회에 가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기고, 그렇게 전도된 사람이 하나님을 진정으로 따르기 마련이죠."

 

박남석 노회장은 "'예수천국, 불신지옥' 같은 전단을 뿌려봐야 교회에 거부감을 갖게 되는 사람만 많아질 뿐"이라며 일방적인 전도 방식을 경계했다.

 

그는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종교인의 과세에 대해서도 찬성했다.

 

한국 교회가 도덕적 권위를 회복하려면, 목회자부터 교회 운영을 투명하게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월급이 100만 원 미만인 사역자들이 전체 60% 이상"이라며 "외려 종교인에게 세금을 부과하게 되면, 가난한 사역자들은 사회적 시스템안에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초대 선교사들의 업적은 기독교의 유산이자, 우리의 역사·문화 유산입니다."

 

박남석 노회장은 "초대 선교사들의 묘를 정성스럽게 꾸며 놓은 광주와 달리 전북은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초대 선교사들의 묘 등 기독교 유산을 콘텐츠화하는 작업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미노회 청소년 방문 △재정이 열악한 미자립 교회 목회자에 대한 성지 순례 지원 등 전주노회가 진행해 온 사업의 안착에도 힘 쓸 계획이다.

 

그는 "선배 임원들이 닦아 놓은 초석을 바탕으로 노회와 개신교의 위상이 높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면 이웃 종교와도 손을 잡겠다"고 밝혔다.

 

박남석 노회장은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기독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멕코믹신학대학원 장로회 신학대학원 목회박 박사 공동학위 과정을 마쳤으며, 완주 구암교회·무주 이목교회 담임목사를 거쳐 1988년부터 현재까지 기전여자고등학교 교목실장으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