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같이 이상하다. 우리나라 관객에게 어필하기는 힘들 것 같은 일본 추리소설을 원작으로, 개성파 배우, 특히 최근에는 코믹 연기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류승범이 남자 주인공을, 사극과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이요원이 여자주인공을 맡았다. 캐스팅도 이야기도 곧이 받아 드려지지 않는 이 영화, '용의자 X'. 헌데 예상과는 다르게 그 조합이 예사롭지 않다.
천재로 알려졌었지만 인기없는 고등학교 수학교사로 평범하게 살아가는 석고(류승범)는 어느 날 옆집에 이사 온 화선(이요원)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그러던 어느날, 화선이 우발적으로 전남편을 죽인 것을 알게되고 석고는 남몰래 지켜봤던 그녀를 위해 완벽한 알리바이를 설계한다. 형사들을 가장 유력한 용의자인 그녀를 의심하지만 화선은 거짓말 탐지기까지 통과하며 용의선상에서 멀어져 간다. 그러나 사건 담당형사인 민범(조진웅)은 동물적인 감각으로 화선이 범인이라 확신하고 그녀를 집요하게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천재수학자 석고가 설계한 알리바이의 진실, 밝혀질 수 있을까?
'용의자 X'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원작 소설로 일본에서는 드라마와 영화로 이미 제작된 바 있다. 방은진 감독은 그래서 일본 작품과는 차별적인 각색을 하기위해 나선다. 이전 작품들이 두뇌싸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용의자 X'는 '사랑'이 중요 키 포인트. 이 사랑이라는 어쩔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는 관객들에게 동의를 요구하기도 혹은 눈물을 강요하기도 할 것이다.
원작소설의 스릴을 기대한다면 일본에서 만든 영화를 보는 게 나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