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굴 파고 6년간 60억어치 훔치다니…대체 뭐길래

전북경찰청, 기름 훔친 7명 구속· 9명 불구속

송유관 인근의 공장과 주택을 사들인 뒤 땅굴을 파고 수십억 원어치의 기름을 훔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5일 10여m에 달하는 땅굴을 파고 송유관에서 기름을 훔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 등)로 박모씨(36) 등 7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또 훔친 기름을 운반하고 장물로 사들인 혐의로 최모씨(40)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달아난 총책 김모씨(45)와 이모씨(56)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06년 8월부터 올 6월까지 완주군 구이면 항가리에 묻혀있는 여수-성남간 송유관에 구멍을 뚫고 휘발유와 경유 약 340만 리터(시가 60억 원 상당)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기름을 훔치기 위해 송유관이 묻혀있는 길 건너편의 공장과 주택을 구입한 뒤 지하로 땅굴을 파 기름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대한송유관공사가 절도사실을 알아채지 못하도록 소량씩 기름을 빼냈다.

 

훔친 기름은 소비자가격보다 리터당 300원 정도 저렴한 가격에 주유소에 팔아넘겼고, 대포폰을 사용해 철저하게 경찰의 단속을 피했다.

 

박종삼 광역수사대장은 "송유관이 많이 묻혀있는 경남지역에서 절도 노하우를 배운 범인들은 장기간 적발되지 않고 범행을 이어가기 위해 인적이 드문 완주군의 송유관 매설지역을 범행대상으로 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