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방경찰청 교통조사계 여상봉 계장(37·경감). 여 계장은 지난 1998년 경찰에 들어온 뒤 근무기간의 절반을 사고조사업무를 담당해온 베테랑으로, 지난해 전북청 교통조사계장을 맡은 이후 눈에 띄는 업무추진으로 전국 교통사고조사 경찰관의 '롤 모델'이 됐다.
"지난해 전국 지방경찰청에 교통조사계가 신설됐습니다. 계장으로 발령받고 특색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 '굴림자'라는 소식지를 만들게 됐습니다."
지난해 3월부터 매월 정기적으로 발행되고 있는 굴림자는 일선 사고조사 경찰관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실무지침서로 통하고 있다. 개정된 도로교통법은 물론 판단이 애매한 사고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분석 내용과 실무자들이 업무처리 과정에서 궁금해 할 내용들이 담겨 있다.
여 계장은 "사고조사를 하다보면 한 가지 사안을 두고도 여러 의견이 나올 수 있다"며 "굴림자는 이런 경찰관들의 의견을 종합해 민원인에게 논리적으로 조사내용을 설명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국 1000여명의 사고조사 경찰관들이 매월 소식지의 발행을 기다린다.
여 계장은 소식지 발행 이외에도 경찰관들이 국가공인자격증인 '도로교통사고 감정사' 자격증을 취득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처음 전북청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작된 강연은 현재 동영상으로 제공되고 있다. 동영상은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는 전국의 사고조사 경찰관들이 시청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여 계장은 "일반 업무 외에 소식지를 만들고 강연을 해야 하는 일이 쉽지 않지만 가끔 '동영상 강의 덕분에 자격증을 취득했다'는 내용의 쪽지를 받을 때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고조사 업무는 끝이 없어서 다른 업무에 비해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동료 조사관들과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사고발생 때 명확한 조사가 이뤄져 경찰의 신뢰를 높이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했다.
"지금까지 발행한 소식지를 모아 조만간 소책자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힌 여 계장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교통사고조사 관련 자료와 지식을 모아 실무자들이 사고처리를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실무지침서를 만들어 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