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암 시인이 첫 시집 '내 몸에 푸른 잎'(시문학사)에 붙인 '시인의 말'이다. '외적 인격' 또는 '가면을 쓴 인격'을 뜻하는 그리스 어원의 '페르소나'를 벗어던지고 최대한 그대로의 맨살을 드러내고자 하는 시인의 의지가 시집의 짧은 서문에서 읽힌다.
'나비를 따라가면 향기 있는 꽃 만날까 했더니/향기는 바람이 먼저 실어가 버리고, 빈 들판에/서리 맞은 들국화 같은 여인, 우두커니 서 있네/('자화상'전문)
문학평론가 임헌영씨(민족문제연구소장)는 시인의 '자화상'을 두고 "찬 서리를 딛고 극복한 채 아름답게 핀 들국화여서 더 고혹적일 수 있다"며 "홀연히 들국화가 되어 우주의 섭리에 어우러지는 진솔하고 아름다운 심성으로 서 있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는 해설을 붙였다.
수록된 50여편의 시중 절반 가까이가 짧은 행으로 구성돼 시어 하나 하나에 강한 메시지가 실렸다. 시인은 '자유문학'으로 등단했으며, 군산에서 논술학원 원장으로도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