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 끝나고 해방감을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밀려있는 문화생활도 이제 시작할 때. 이번 주 개봉 영화들 중 아직 성인이 아닌 수험생들을 위한 영화를 골라봤다.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문화생활부터 접근해보면 어떨까.
그동안 사랑 이야기의 대명사가 '로미오와 줄리엣'이었다면 이제 '업사이드 다운'으로 바꿔야 할지 모르겠다. 가까운 미래에는 이 이야기가 더 현실성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위아래가 거꾸로 상반된 두 행성이 태양을 따라 공전하는 세상, 두 행성에는 정 반대의 중력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들은 꼭 붙어있음에도 서로 만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두 세계가 가장 가까이 맞닿은 곳, '비밀의 숲'에서 우연히 만난 하부 세계의 아담(짐 스터게스)과 상부 세계의 에덴(커스틴 던스트)은 강렬한 끌림으로 사랑에 빠진다. 어긋난 우주불변의 법칙에 따라 자신이 속한 세상을 절대 벗어날 수 없는 아담과 에덴. 남다른 천재성을 지닌 아담은 사랑하는 에덴을 만나기 위해 상부 세계로 넘어갈 수 있는 특별한 물질을 개발하는데 성공하지만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1시간 뿐. 체온이 높아져 몸이 타버리기 전에 빠져 나와야만 한다. 드디어 아담과 에덴이 서로 마주하게 된 운명의 순간이 다가오지만 국경수비대에게 발각 당해 추격을 당하는데.
애틋한 이야기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떠올리게 하지만 그 조합은 '이터널 선샤인'을 보는 것 같다. 인위적으로 기억을 지우는 장치를 이용하던 '이터널 선샤인'처럼 러브 스토리에 SF를 더했기 때문. 하지만 '물리적 장벽'은 '이터널 선샤인'보다 더 크고 어려운 방해물이다. 그리고 바로 이 부분이 관객을 끌어들이는 포인트가 된다. 특히 10대들에게 그 풋풋함과 특이함으로 어필할 수 있을 것. 더 어른(?)이 된 다음에는 자칫 아름답지 않은 얘기가 될 지 모르지 지금이 관람 적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