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상처, 대신 사죄합니다"

남원거주 日 이주여성들 항일운동기념탑서 행사…"양국 관계, 갈등 아닌 평화·우호관계로 회복되길"

▲ 18일 남원 항일운동기념탑 앞 광장에서 열린'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사죄하는 행사에서 남원에 거주하는 일본인 이주여성들이 머리숙여 사죄하고 있다.
남원에 거주하는 일본인 이주여성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사죄하는 행사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한일역사를 극복하고 우호를 추진하는 모임'의 남원회원 40여명이 18일 오후 남원 항일운동기념탑 앞 광장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머리숙여 사죄했다.

 

한국인과 결혼해 현재 남원에서 살고 있는 이들은 "한국에 살면서 과거 제국주의시대의 일본이 한국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역사적인 진실을 분명히 알게 됐다"면서 "위안부라는 이름으로 먼 이국땅에 끌려갈 수 밖에 없었던 그분들에게 같은 여성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우리의 사죄가 과거 일본이 저지른 역사적인 죄를 씻기에는 너무도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우리의 양심을 차마 무시할 수가 없었다"며 "이 작은 메아리가 양심적인 양국 국민의 마음을 움직여 정치 뿐만아니라 모든 지도자들의 마음까지 움직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아시아와 세계 평화를 만들어내는 동반자적 관계를 호소하기도 했다.

 

모임의 남원 대표인 고쯔보 노리꼬(50) 씨는 "결혼 후 남원에서 24년째 생활하고 있는 3자녀의 어머니"라며 "아이들이 아버지의 나라와 어머니의 나라에 긍지를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한·일간 관계가 갈등과 대립이 아닌 평화와 우호관계로 회복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강조했다.

 

남원 회원들은 사죄문을 낭독한 이후 제일은행 사거리까지 500m 가량의 시가행진을 진행하며 시민을 상대로 홍보활동을 펼쳤다.